경계성 성격장애 여성에 대한 고찰

by 신성규

경계성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과의 연애는 종종 사랑의 이름을 빌린 실험에 가깝다. 그들의 내면에는 강렬한 유기 공포, 즉 버려질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한다. 이 두려움은 단순한 불안이 아니라, 삶 전체를 집어삼킬 만큼 극단적이다. 그래서 그들은 끊임없이 상대를 시험한다. “이래도 나를 떠나지 않을까?”라는 실험.


여기서 성은 중요한 도구가 된다. 그들은 사랑받기 위해, 혹은 버려지지 않기 위해 자신의 성적 욕구와 몸을 내어준다. 그러나 이는 본질적으로 확인을 위한 행위다. 남자는 그 속에서 욕망을 채우지만, 동시에 짜증을 느낀다. 왜냐하면 관계가 지속될수록, 끊임없는 확인과 충동적 행동, 파괴적인 요구가 뒤따르기 때문이다. 결국 남자는 본능적 욕망을 충족시키면서도 정서적으로는 점점 소진된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이용’한다. 여자는 버려지지 않기 위해, 남자는 불안을 잠시 덮어두고 욕망을 해소하기 위해. 하지만 진심 어린 사랑으로 접근한다면 이 관계는 버티기 어렵다. 왜냐하면 상대의 파괴적 실험을 견디기 위해선 사랑이 아니라, 무감각하거나 냉혹한 태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 무서운 것은, 이 역동 안에는 나르시시즘적 성향이 강하게 작동한다는 점이다. 경계성 성격장애는 흔히 자기애적 기질과 맞물린다. 극단적인 불안과 동시에, 자신이 사랑받아야 한다는 과잉된 확신이 공존한다. 그래서 관계는 균형을 잃고, 일방적인 요구와 충동으로 휘둘린다.


결국 이런 연애는 사랑이라기보다, 서로의 상처와 욕망이 거래되는 장터에 가깝다. 한쪽은 “떠나지 말라”는 절규로, 다른 한쪽은 “차라리 이용하자”는 냉소로 버틴다. 진심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고, 진심이 클수록 더 빨리 무너진다.


그러므로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과연 이 관계는 사랑인가, 아니면 버려질 두려움과 욕망이 맺은 공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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