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기들을 마주할 때면, 섬뜩하다는 감정이 밀려든다. 그들은 아직 말을 하지 않고, 세상의 언어와 규범을 배우지 않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모든 것을 꿰뚫고 있다는 직감이 든다. 말 없는 눈동자. 그것은 관찰 이전의 세계를 알고 있는 자의 시선처럼 느껴진다.
우리는 성인이 될수록 ‘모른다’는 것을 잊기 위해, 모든 것을 아는 척해야 한다. 체계, 논리, 말과 수식, 사회적 코드 위에서 우리는 “이해했다”는 안도감을 흘리며 살아간다. 하지만 아기들은 그 모든 가면 이전의 시선으로 우리를 바라본다. 판단하지 않지만, 분명히 본다. 해석하지 않지만, 모든 것을 감지한다.
그들은 측정되지 않은 파동함수 같다. 아직 ‘자아’라는 측정값으로 수렴되지 않은 존재. 어쩌면 그들은 우리가 세상에 오기 전, 기억할 수 없는 그 너머의 세계를 떠올리게 한다. 어른의 눈에는 질서와 이유가 있지만, 아기의 눈에는 질서 이전의 혼돈과 무한성이 있다.
그래서 나는 가끔 그들을 보면 두려워진다. 그들이 내가 숨기고 있는 것을 이미 다 보고 있는 것만 같아서. 말로 포장해 둔 나의 허위, 눈으로 회피해온 내면의 그림자, 그리고 나조차 알지 못한 진심까지도, 그 작고 맑은 눈이 꿰뚫고 있는 것 같아서.
이런 생각이 들 때면, 나는 반문하게 된다. 우리는 성장하면서 세상을 이해한 걸까, 아니면 오히려 잊은 걸까? 우리 안의 그 꿰뚫는 시선은 언제쯤 사라졌을까? 아기는 우리보다 모르는 존재일까, 아니면 우리가 잃어버린 진실을 잠시 머금고 있는 존재일까?
그들은 말이 없다. 하지만 침묵은 언어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한다. 그 침묵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유는, 그 속에 너무도 많은 진실이 담겨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