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공포증

by 신성규

내 정서를 들여다보면, 마치 끊임없이 긴장한 상태에서 살아가는 마음이 느껴진다.

불안은 나의 기본 상태다.

작은 자극에도 심장이 빨리 뛰고, 생각은 불규칙하게 흘러간다.

세상은 언제든 위협적일 수 있다는 전제를 마음 한켠에 두고,

나는 항상 대비하며 움직인다.


그 위에, 나는 여자와 관련된 특정 기억 때문에

트라우마가 얹혀 있다.

그 사건들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때때로 나를 다시 공격한다.

과거의 상처가 반복적으로 떠오르며

감정을 조절할 수 없게 만든다.

그 재발은 내 일상을 끊임없이 흔들고,

내 몸과 마음이 함께 반응하게 만든다.


더불어, 나의 PTSD는 단순히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새로운 여자를 만나도, 마치 오래된 상처가 새로운 자극을 기다리듯

재발한다.

그 사람에게서 나는 과거의 그림자를 보고,

보이지 않는 위협과 불안이 몸을 휘감는다.

마음은 현재가 아닌, 오래전 기억 속으로 순간적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 때문에 나는 상대를 충분히 이해하거나 신뢰하기 어렵다.


이 반복되는 긴장 속에서

자율신경은 제 기능을 잃는다.

심장 박동은 불규칙해지고,

호흡과 소화는 불안정해지며,

손과 목, 얼굴 근육까지 긴장한다.

때로는 해리 증상이 뒤따르기도 한다.

나는 내 몸과 마음이 분리되는 것을 경험하며,

정신적 현실감각을 잠시 잃는다.


이 모든 층위가 겹쳐져, 나는 내 정서를 이해하려 애쓰지만

완전히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을 매 순간 확인한다.

내 마음의 구조는 불안 위에 트라우마가 쌓이고,

자율신경의 불균형과 해리가 뒤섞인 채

복잡하게 움직이는 지형과 같다.


나는 이 지형을 탐험하며 살아간다.

안정과 혼란, 기억과 감각, 과거와 현재가 얽힌 이 지형 속에서

내 정서와 몸을 이해하고,

가능한 한 조심스럽게 걸음을 내딛는다.

그리고 나는 깨닫는다.

트라우마는 특정 사건이나 시간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새로운 경험 속에서도, 현재의 관계 속에서도

숨 쉬며 살아있는 존재다.


나는 과거와 현재의 경계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반응을 관찰하고,

다시 반복될 긴장을 감내하며 살아간다.

내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를 느끼며,

나는 오늘도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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