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인데, 마음은 아직 여고딩 같다.
한마디 말에도 흔들리고,
사소한 일에도 심장이 뛰고,
밤마다 혼자 웃다가 울다가,
커피를 쏟고, 담배를 피우며
이 연약한 내가 왜 이렇게까지 마음이 약한지 생각한다.
세상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비웃는다.
길을 걷다 마주친 강아지조차 나보다 단단해 보이고,
뉴스 속 사람들은 무섭게 살아간다.
그 사이에서 나는 여전히 마음 졸이고,
작은 상처에도 마음을 파먹힌다.
30살이면 뭔가 달라야 하지 않나?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나는 아직 여전히 불안하고,
약간 어리석으며,
때로는 그냥 세상이 싫어져 잠깐 방 안에 엎드려 있다가
책장을 툭 치며 ‘그래, 또 하루가 지나가겠지’ 하고 일어난다.
빨리 나이를 먹고 싶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상처받아도 담배처럼 내뿜고 지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나 현실은 나를 조롱한다.
나는 커피를 흘리고, 말 하나에 마음을 졸이고,
길바닥에 쓰러진 개처럼 잠깐 엎드려 있다가,
다시 일어나 괜히 태연한 척 걸어간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그저 밤을 버티기 위해,
나는 내 마음의 연약함을 움켜쥔다.
그리고 내일도,
또다시 초라한 방에서,
쓰러질 듯 흔들리면서
나는 살아있음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