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눈

by 신성규

여자가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볼 때의 눈빛은 언제나 신비롭다.

동공이 넓어지며 세상의 소음은 사라지고, 그 안에 오직 한 사람만이 남는다. 호기심이 가득하고, 아직 말로는 다 표현되지 않은 빛이 서려 있다. 흐려 있던 눈도 그 순간만큼은 투명하게 맑아지고, 무심했던 눈망울조차 똘망지게 변한다.


그러나 더 신비로운 것은, 그 눈에 사랑과 실망이 동시에 섞여 있을 때다. 사랑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 사랑이 상처를 입었을 때의 눈. 믿음과 의심, 기대와 좌절이 한꺼번에 교차하는 눈빛은 단순한 호기심보다 훨씬 복잡하고 깊다. 그 모순된 감정이 눈동자에서 파문처럼 번져 나올 때, 인간의 눈은 가장 인간적인 표정을 띤다.


우는 여자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이유도 아마 거기에 있을 것이다. 눈물은 단순한 슬픔의 표지가 아니라, 사랑과 아픔이 동시에 쏟아져 나오는 흔적이다. 그 복합적인 감정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아름답게, 가장 진실하게 드러낸다.


눈은 단순히 세상을 보는 창이 아니라,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의 기록이다.

그래서 우리는 눈을 바라보며 사랑을 읽고, 동시에 상실의 그림자도 감지한다. 눈은 늘 이중적이며, 그 모순 속에서만 진정한 아름다움이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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