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는 길

by 신성규

길 위를 걸으면 개가 똥을 싼다.

나는 그것을 보고 욕하지 않는다.

그저 고개를 약간 돌리고, 발걸음을 조심하며 지나갈 뿐이다.

왜 욕하겠는가. 그것은 개일 뿐,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생명,

자신의 한계를 알지도 못하고, 그저 땅 위에 흔적을 남길 뿐이다.

그 흔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지 않는다.

개는 이해하지 못하리라. 이해할 필요도 없다.


사람도 그렇다.

길 위를 걷다가 마주치는, 이해할 수 없는 인간.

그들은 때로 나의 신경을 긁고, 내 안의 차분함을 흔든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안다.

그들이 가진 수준, 그들이 가진 한계,

그들의 시야와 사고의 폭을 내가 넘어서려 한다면,

그것은 헛된 분노와 짜증을 나에게 선물하는 일일 뿐이다.


나는 가끔 마음속에서 욕을 던지려 한다.

그 욕은 순간의 정의감과 오만에서 비롯된다.

그들이 나와 같은 사고를 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

그 믿음이 오해와 불필요한 에너지를 낳는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들은 개처럼, 그들의 본능과 한계 안에서 움직일 뿐이다.

그것을 바라보며, 나는 비로소 깨닫는다.

짜증이란, 그들의 잘못이 아니라 나의 잘못,

내가 상대를 나의 기준으로 평가하려는 오만임을.


길 위에 남겨진 똥과 인간의 어리석음 사이,

나는 그 차이를 없애고 바라본다.

개가 똥을 싸도 나는 걷는다.

인간이 어리석어도 나는 걷는다.

그저 존재로서 인정하며, 지나간다.

그들이 나에게 무엇을 주었든, 나는 내 발걸음을 이어간다.


때로는 길이 길게 느껴진다.

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것 같고, 같은 인간들이 눈앞에 나타나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안다.

이 반복 속에서 내가 배워야 할 것은 그들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짜증내지 않고, 내 마음을 지키며, 내 길을 걷는 법이라는 것을.


나는 길 위를 걷는다.

개가 똥을 싼 자리를 지나, 인간의 어리석음을 지나,

내 발걸음은 조금 더 가벼워지고, 조금 더 느긋해진다.

누군가는 여전히 짜증나고, 화를 내겠지만, 나는 이미 마음속에서 한 발 떨어져 있다.

그들을 나와 같은 차원에서 보지 않고,

그저 존재로 바라볼 뿐이다.


길은 계속된다.

발자국과 똥과 웃음과 눈물, 모든 것이 혼재한 채로 이어진다.

나는 그것을 밟으며, 지나가며, 이해하지 못할 인간들을,

그리고 개를, 그냥 인정하며,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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