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시 프로작을 먹었다.
그 결정을 하기 전, 내 몸과 마음은 경계선 위를 걷고 있었다.
약을 끊은 동안, 나는 신경증적 폭식에 몸을 내맡겼고, 살은 빠르게 불었다.
손끝과 발끝, 내 모든 감각이 무겁게 눌려 있었고, 마음도 한껏 짓눌린 느낌이었다.
다시 약을 복용하고, 5kg이 빠졌다. 몸은 조금 가벼워졌고, 폭식증의 충동은 숨을 죽였다.
하지만 음악은 더 이상 내 안에서 춤추지 않았다.
이전처럼 선율이 심장을 두드리지 않았고, 음 하나하나가 주는 감동이 희미해졌다.
감정은 평탄해졌지만, 그 평탄함 속에서 나는 나 자신과 조금 멀어진 듯했다.
프로작은 내 마음을 보호했다.
불안을 누르고, 충동을 억제하며, 내 몸을 통제 가능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보호막 뒤에는 공허가 있었다.
감각과 감정이 억눌려, 음악은 더 이상 나를 살아있게 하는 힘이 아니었다.
나는 안전하지만, 동시에 조금은 살아있지 않은 느낌이었다.
나는 여기서 깨닫는다.
몸과 마음, 감정과 약물, 통제와 자유, 모두가 서로를 균형 잡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약을 선택함으로써 한쪽을 살리고, 다른 쪽은 희생한다.
그 선택의 무게를 나는 매일 느낀다.
오늘도 나는 음악을 듣지만, 예전처럼 내 안에서 폭발하지 않는다.
나는 살아있음을 조심스레 확인하며, 몸과 마음이 만들어낸 이 미묘한 균형 위에서 숨을 쉰다.
안전과 감각, 통제와 자유, 그 모든 것이 뒤엉킨 공간 속에서 나는 나를 관찰한다.
그리고 나는, 어쩌면 이 평탄함 속에서조차
조금씩 나만의 리듬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