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사랑이 없는 삶

by 신성규

인생에 사랑이 없으면, 모든 감각이 반쯤 닫힌 듯하다.

음악은 들리지만 울림이 없고,

햇살은 비치지만 따뜻하지 않다.

사랑이란, 단순히 누군가를 좋아하는 감정이 아니라

삶 전체를 ‘유의미하게 만드는 렌즈’다.


나는 가끔 “사랑이 없어도 인생 즐길 게 많다”는 말을 듣는다.

그 말 속에는 어른스러움이 담긴 듯하지만,

사실은 그저 체념의 다른 이름이다.

그들은 아마 진정한 사랑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완전히 마음을 내어주고,

그로 인해 자신이 변하는 경험을 해본 사람은

그 감정이 인생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인생의 질을 바꾸는 유일한 변수임을 안다.


사랑은 논리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건 효율도, 합리도, 안정도 아닌

존재의 강렬한 진동이다.

사랑을 한 번이라도 진심으로 겪어본 사람은

인생이 단순한 생존이 아니라

‘서로의 세계를 발견하는 여행’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물론 사랑은 상처를 남긴다.

하지만 상처 없는 인생은 무균실의 인생이다.

그곳엔 감정도, 성장도 없다.

사랑이 없는 삶은 평온할지 몰라도,

그 평온은 깊은 곳에서 색을 잃은 고요함이다.


나는 차라리 불안해도 좋다.

사랑의 불꽃에 손을 데어도 좋다.

왜냐하면 그 불꽃이야말로

인생이 단지 ‘시간의 연속’이 아니라

‘한순간의 영원함’으로 변하는 유일한 순간이기 때문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마인드 업로딩의 역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