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의 사냥꾼

by 신성규

나는 문장에 빠진다. 지식을 먹고, 구조를 해석하고, 패턴을 발견할 때, 내 뇌는 하나의 우주처럼 팽창한다. 그러나 이 우주는 종종 무너질 듯이 확장되며, 나는 나의 정신이 나를 이끌어가는 방향이 두려워지기도 한다.


활자 중독과 과잉 집중은 마치 자기장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철가루와도 같다. 초점을 맞춘 순간, 내 뇌는 전체 에너지를 한 곳에 쏟아붓는다. 나는 온전히 흡수하지만, 그 과정에서 시야는 마비되고, 타인과의 연결은 끊긴다.


나는 나를 이해하고, 세계를 설명하고자 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그 과정은 나를 사람들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만든다. 일상적인 대화, 감정의 교류, 사회적 코드들은 점점 희미해진다. 그리고 나는 점점 더 “의미”라는 유령을 쫓는 고독한 사냥꾼이 되어간다.


이제 나는 의도적으로 멈춰보려 한다. 이성을 끄고 감각을 켜고, 패턴을 접고 비형식을 즐기며, 나를 “삶” 그 자체에 열어두려 한다. 이것이 회피가 아닌, 나 자신을 지키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세계는 나의 지식 이전에 존재했고, 그 안에 내가 모르는 방식으로도 나를 환영해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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