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방울의 어둠, 한 방울의 빛

by 신성규

우리가 선해지는 건,

참으로 느리고 고된 일이다.

마치 맑은 물에 빗방울 하나 떨어지듯,

하루하루 스스로를 정화하며

깨끗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조용히, 조심스럽게 흐른다.


하지만 악은 너무도 빠르게 스며든다.

선한 사람이 단 하나의 상처, 단 하나의 배신으로

무너지는 걸 나는 수도 없이 보았다.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을 다잡고,

사랑을 품고, 연민을 지켜왔는지는

그 한순간의 무너짐 앞에서 의미 없어 보이곤 했다.


반대로, 악한 사람이

한순간에 선해지는 모습은…

정말 본 적이 없다.

회개란 언어는 있어도,

그 마음의 방향이 진심으로 뒤집힌 순간은

기적처럼 드물다.


물 한 그릇을 맑게 유지하려면

매일 닦고, 갈고,

외부의 먼지 하나에도 신경 써야 한다.

하지만 그 안에 한 방울의 잉크만 떨어져도

그 물은 순식간에 혼탁해진다.


선함은 지키는 것이지,

얻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는 나를 들여다본다.

오늘 내 안에 떨어진 건,

사랑이었는지,

분노였는지,

혹은 아주 작은 무관심이었는지.


나는 안다.

한 방울의 어둠이

어떤 사람의 전부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나는 또한 안다.

한 방울의 빛이

매일 같은 자리에 머물며

조용히, 그러나 끈질기게 지속된다면—

그 또한, 사람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을.


그 빛이 희망이기를,

그 빛이 사랑이기를,

그 빛이 언젠가 어둠보다 먼저 닿기를,

나는 오늘도 조용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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