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선해지는 건,
참으로 느리고 고된 일이다.
마치 맑은 물에 빗방울 하나 떨어지듯,
하루하루 스스로를 정화하며
깨끗해지기를 바라는 마음은 조용히, 조심스럽게 흐른다.
하지만 악은 너무도 빠르게 스며든다.
선한 사람이 단 하나의 상처, 단 하나의 배신으로
무너지는 걸 나는 수도 없이 보았다.
그가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을 다잡고,
사랑을 품고, 연민을 지켜왔는지는
그 한순간의 무너짐 앞에서 의미 없어 보이곤 했다.
반대로, 악한 사람이
한순간에 선해지는 모습은…
정말 본 적이 없다.
회개란 언어는 있어도,
그 마음의 방향이 진심으로 뒤집힌 순간은
기적처럼 드물다.
물 한 그릇을 맑게 유지하려면
매일 닦고, 갈고,
외부의 먼지 하나에도 신경 써야 한다.
하지만 그 안에 한 방울의 잉크만 떨어져도
그 물은 순식간에 혼탁해진다.
선함은 지키는 것이지,
얻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나는 나를 들여다본다.
오늘 내 안에 떨어진 건,
사랑이었는지,
분노였는지,
혹은 아주 작은 무관심이었는지.
나는 안다.
한 방울의 어둠이
어떤 사람의 전부를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을.
하지만,
나는 또한 안다.
한 방울의 빛이
매일 같은 자리에 머물며
조용히, 그러나 끈질기게 지속된다면—
그 또한, 사람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것을.
그 빛이 희망이기를,
그 빛이 사랑이기를,
그 빛이 언젠가 어둠보다 먼저 닿기를,
나는 오늘도 조용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