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따뜻한 사람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그 말은 자주 들리지 않는다. 왜냐하면 내가 따뜻함을 내보이는 방식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말 대신 행동으로, 설명 대신 침묵으로, 때로는 무뚝뚝함이라는 오해로 감정을 감춘다. 부끄러워서다. 따뜻하다는 말을 듣는 것이, 이상하게도 나를 조금 불편하게 만든다.
나는 마음을 쉽게 꺼내지 못한다. 마음을 꺼내는 순간, 그것이 짓밟힐까 두려운 것이다. 사람에게 너무 잘해준 날이면 어김없이 돌아오는 건 오해, 무시, 이용, 혹은 상처다. 그래서 나는 조심스러워졌다. 인간에 대한 혐오감은 그 깊은 애정에서 나왔다. 진심을 다해 대하려 했기에, 돌아오는 차가움이 더 시렸다.
가끔은 나도 묻는다. 나는 왜 이렇게 숨으려 할까? 왜 좋은 마음을 가졌으면서도 그것을 나누는 데에 망설일까? 그리고 나는 알게 된다. 상처는 주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더 오래 기억하는 법이라는 걸.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마음을 깊이 알아보는 이들이 있다. 그들은 말 대신 공기를 읽고, 눈빛 대신 침묵을 안다. 그들에게는 나는 처음부터 따뜻한 사람이다. 그렇게 소수의, 그러나 진실된 이들과의 만남이 나를 다시 사람 곁에 있게 한다.
나는 아직도 인간을 두려워하지만, 그 두려움 속에서도 누군가를 위해 조용히 문을 열 준비를 한다. 나의 따뜻함은 불꽃이 아니라, 오래된 난로처럼 천천히, 조용히 타오르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