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사랑이 쉽다고 말하는 사람을 믿지 않는다.
그 말은 사랑을 ‘기분’ 정도로 축소해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사랑이란 단어를 그렇게 가볍게 다루는 시대,
나는 오히려 몸이 경직되고, 숨이 막힌다.
모두가 즐겁고 유쾌하게 “좋아하면 사랑이지, 뭐”라고 말하는 순간
나는 혼자 벽처럼 굳어지고 만다.
사랑은 내가 믿고 싶은 거의 유일한 종교다.
그러나 세상은 사랑을 술자리 안주처럼 소비하고,
만남과 이별을 ‘경험’이라 이름 붙이며 자신을 정당화한다.
그 속에서 나는 인간의 진심이라는 것을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사랑은 원래 그렇게 쉽게 주고받는 물건이었나?
그렇게 쉽게 ‘있다가도 없어지는’ 감정이었다면,
우리는 왜 사랑 때문에 울고, 무너지고, 평생을 기억하는가?
나는 여자의 경쾌한 웃음소리, 쾌락적인 유희,
아무렇지도 않게 ‘지난 사랑’을 회상하는 말투에서
본능적으로 공포와 혐오를 느낀다.
그건 나의 병이자, 동시에 나의 기준이다.
사랑은 나에게 인생을 걸 만한 단 하나의 가치였고,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 앞에서 신 앞에 선 것처럼 떨리는 일이었다.
나는 지금도 사랑 앞에 경건하고 싶다.
쉽게 다가오고 쉽게 떠나는 것들이
내게는 사랑이 아니라 방황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사랑을 쉽게 말하는 사람들을 보면,
그들에게 묻고 싶어진다.
“당신은 진심으로 누군가를 기도하듯 사랑해본 적 있습니까?”
나는 사랑을 가볍게 여기는 이 시대의 가치관에 소속되지 못한다.
그리고 그 사실이 부끄럽지 않다.
도리어 나는 자랑스럽게 말하고 싶다.
내 사랑은 무겁다. 그래서 나는 그걸 지켜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