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에서 관계로: 농업 창업의 방향

by 신성규

창업은 문제를 발견할 때 시작된다고 믿는다. 나는 그 문제를 예민하게 찾아내는 편이다. 단순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구조의 결핍을 읽고 틈을 메우는 것. 그게 나에게는 창업의 본질이다.


현재 농업 체험 사업은 대부분 일회성에 머무른다. 도시민은 주말에 농촌을 찾고, 아이들은 잠깐의 체험으로 자연을 스쳐간다. 체험은 있었지만, 관계는 없었다. 반면 주말 농장의 수요는 꾸준하지만, 비용과 거리의 장벽으로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이 지점에서 나는 새로운 구조를 설계한다.


도시민에게 소규모 땅을 저렴하게 임대해주는 구조. 그러나 핵심은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사용자가 일정 기간 농지 관리를 하지 못할 경우, 소정의 비용을 받고 농민이 위탁관리하는 시스템을 연동한다. 그렇게 도시는 흙을 소유하고, 농촌은 노동을 제공한다. 단발적인 체험이 아닌, 느슨하지만 지속적인 ‘관계’가 생긴다.


이 관계 안에서 아이들은 자신이 자란 채소를 기억하고, 농촌은 도시의 친구를 갖게 된다. 농업은 체험이 아닌 ‘교류’가 되고, 농민은 단순한 생산자가 아닌 ‘공생자’가 된다.


이 구조는 기술보다 더 구조적인 변화다. 나는 이러한 관계 기반 모델을 통해, 농업과 사람 사이의 거리, 도시와 농촌의 단절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엮고 싶다.


창업은 새로운 것이 아니라, 사라진 것을 복원하는 일이다. 그래서 나는 관계를 복원하는 농업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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