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서 고찰

by 신성규

나는 올해 두 번 경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첫 번째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건이었다. 두 번째는 쌍방폭행 사건이었다. 두 건 모두에서 내가 절감한 건 하나였다. “수사의 전문성, 법의 해석력, 그리고 진실에 도달하려는 태도, 이 셋 중 경찰이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실망감이었다.


첫 번째 사건은 특정 사업장에서 화학물질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잠재적 위험이 있었던 건이었다. 나는 관련 증거를 수집했고, 수사기관에 이를 제시했다. 하지만 경찰은 화학 지식이 전무했을 뿐 아니라, 내가 전달한 법적 구조와 위반 가능성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


문제는 무지가 아니라, 그 무지를 극복하려는 태도가 없다는 것이었다. 나는 수사 방향을 제시했지만, 경찰은 뭉개듯 넘어갔고, 내가 언급한 위반 사항은 공중으로 흩어졌다. 수사를 어떻게 진행할지도 몰랐고, 그들은 ’모르겠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나는 피해자가 아니라 수사 기획자처럼 행동해야 했다. 결국 나는 내 진술 조서를 수번을 수정해주었고 검찰에 사건이 이첩되었다. 사업주는 경고와 함께 회사는 안전 인력 4명을 채용 중이다.


두 번째 사건은 물리적 충돌이 있었던 쌍방폭행 사건이었다. 나는 상대방의 멱살잡이 행위에 대해 방어적으로 대응했으며, CCTV 증거도 명확히 확보돼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CCTV의 시간 순서를 제대로 보지 않고 사건을 추론했다. 나는 “이건 아닌데요?”라고 항의했고, 그제서야 순서를 다시 확인하더니 “아, 그런가보네요.“라고 했다. 그때 느꼈다. “이 시스템이 나를 보호하는 게 아니라, 내가 시스템을 바로잡아야 하는 구도구나.”


합의를 종용하던 경찰. 하지만 응하지 않았다. 사건을 추론도 못하는데 왜 내가 누명을 써야하는가? 사건이 검찰 기소로 넘어가, 내게 연락을 해 관할지를 옮길 거냐고 물었다. 즉, 검사는 나를 피해자로 보고 있다는 의미였다. 그렇다면 경찰은 초기에 어떤 기준으로 쌍방이라고 단정했단 말인가?


내가 겪은 두 건의 수사에서 느낀 점은 이렇다. 수사기관은 특정한 전문성 없이 일반 법 적용에만 머물러 있다. 이는 피해자가 자신이 당한 일이 어떻게 위법인지, 어떤 법 조항이 적용되는지, 어떤 증거가 유효한지를 스스로 입증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수사조차 되지 않는다. 법은 현명한 사람에게는 도구가 되지만, 무지한 사람에게는 방관의 벽이 된다.


나는 법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현장을 겪었고 진실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 진실을 이해시키기 위해 경찰에게 사건을 해석하는 법을 가르쳐야 했다는 것, 그 자체가 오늘의 법과 제도의 민낯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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