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유 구조에 대하여
나는 논리적 오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세계의 가정이 틀렸다는 사실이 나를 무너뜨린다.
어떤 개념을 밀고 나갈 때,
나는 그것을 지탱하는 기초 구조들,
즉 ’왜 이 세계가 이런 식으로 작동하는가?’라는
보이지 않는 기반 위에서 움직인다.
그런데 어느 날,
그 기반이 빈약했음을 깨닫는 순간이 온다.
그건 마치,
단단한 줄 알았던 땅이
한없이 무른 모래였음을 깨닫는 순간이다.
나는 논리적으로 무엇이 틀렸는지보다,
그 논리가 출발한 가정이 허위였음을 알 때
더 큰 혼란에 빠진다.
내가 그 위에 쌓아온 모든 개념과 연결들이
허공 위에 세워진 성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 순간 나는 새로운 가정을 들여온다.
때로는 그것이 너무 급격하게 들어와
내 기존의 구조를 완전히 바꿔버리기도 한다.
그리하여 나는,
사유의 변형이 아니라
세계의 붕괴와 재건을 겪는다.
이런 혼란은 고통스럽지만,
결국 그것이 나의 사유를 더 깊게 만든다.
나는 매번 무너졌다가 다시 쌓는다.
그 과정에서 내 직관은 더 정밀해지고,
내 세계는 더 정교해진다.
그리고 나는 안다.
이 구조 위에 내가 있다.
이 세계가 사라지면
나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그래서 나는
이 혼란을 견디고,
다시 세계를 짓는다.
나는 세계를 쌓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