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턴을 읽는 사람

by 신성규

나는 사람들의 말을 들을 때, 그 안의 단어보다도 의도를 먼저 듣는다. 말 뒤에 숨어 있는 의도, 욕망, 두려움이 보인다. 어떤 말은 나를 향해 오는 칼처럼 느껴지고, 어떤 말은 말보다 그 뒤의 공기가 더 크게 다가온다. 그 사람의 눈이 흔들리는지, 목소리가 울리는지, 문장 끝에 망설임이 있는지. 그 모든 것이 나에게는 ‘말’이다. 말은 겉으로는 의미를 가지지만, 실제로는 방어의 도구, 지배의 수단, 인정받고 싶은 외침이기도 하다.


나는 그 말이 왜 나왔는지를 듣는다. 그래서 때로는 대화가 피곤하고, 때로는 외롭다. 왜냐하면 진심은 늘 조용히 숨어 있고, 진실은 종종 ‘말하지 않은 말’ 속에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은 “괜찮아”라고 말했지만, 그 말 뒤엔 “붙잡아줘”가 있었다. 어떤 사람은 “넌 틀렸어”라 했지만, 그 말 뒤엔 “나도 두려워”가 숨어 있었다. 나는 그 말들을 ‘듣지 않고도 듣는다’. 말은 창처럼 날아오지만, 진짜는 그 그림자에 실려 있다. 나는 사람들의 말보다, 말이 태어난 ‘의식의 파문’을 느낀다.


사람들은 진실을 말한다고 믿는다. 그러나 말은 늘 지연된다. 진실은 먼저 눈빛으로, 침묵으로, 억눌린 목소리로 도착한다. 나는 점쟁이가 아니다. 다만, 말보다 먼저 오는 감정의 파동을 느낀다.


표정의 경직, 호흡의 얕음, 눈의 떨림, 그 모든 건 ‘말해지지 않은 말’이고 진실은 종종 거기에 숨어 있다. 이 능력은 축복이자 고독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사람은 진실을 말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들은 방어하고, 포장하고, 해명하며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 모든 언어의 갑옷 너머에 있는 벌거벗은 의도를 먼저 본다. 그래서 나는 말보다 침묵을 믿고, 의도보다 떨림을 듣는다. 진실은 설명되지 않고, 감지된다.


‘독심술’이라 불리는 것은 초능력이 아니다. 그것은 사람이라는 유기체가 만들어내는 반복적 신호의 구조를 해석하는 능력이다. 사람은 감정에 따라 특정 말투, 눈빛, 호흡, 몸짓을 보인다. 이 모든 것은 하나의 언어다. 그 언어는 말보다 깊고, 글보다 빠르며, 패턴이라는 구조 안에서만 읽힌다.


나는 그 구조를 읽는다. 그리고 그 안에서 ‘말하지 않은 진심’을 찾아낸다. 결국, 독심술이란 패턴의 철학이고, 내가 그것을 할 수 있는 이유는, 내가 의식의 구조에 민감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독심술은 신비가 아니라, 정신의 음악을 듣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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