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철학자여야 한다

by 신성규

나는 정치인을 선택할 때, 그가 말하는 공약보다 그가 가진 사유의 깊이를 본다.

왜냐하면 정치는 단지 행정이 아니며, 표 계산이 아니며, 감정적인 대결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는 ‘구조를 이해하는 능력’,

그리고 그 구조에서 배제되거나 소외되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는 시야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그것은 기술이나 효율성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적 감각의 문제다.


정치인은 철학자여야 한다.

그는 사물의 표면을 넘어서 본질을 꿰뚫어야 하며,

사회의 모든 제도와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보이지 않는 힘’과 ‘침묵한 고통’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는 정책을 넘어서 존엄을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정치인은 표를 계산한다.

당장의 여론을 읽고, 당장의 감정에 호소한다.

유세를 통해 말하는 건 많지만, 말의 철학은 없다.

왜 이 말을 하는가?

왜 이 정책을 밀어붙이는가?

그 근거가 없다.

문제는 철학의 부재다.


나는 생각한다.

만약 우리가 정치인의 철학을 시간의 궤적 속에서 읽을 수 있다면?

그가 어떤 생각을 해왔는지, 어떤 계기로 생각이 바뀌었는지,

그 변화의 내력이 남겨진다면 우리는 보다 깊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


정치는 결국 사람을 다루는 일이다.

그러나 그 사람은 수치가 아니고 군중이 아니다.

그 사람은 생애가 있고, 구조 속에서 벽에 부딪히며 살아가는 개별적 존재다.

정치가 그 구조를 바꾸지 못하면, 사람은 소외된다.

나는 그걸 본다.

그리고 그래서 정치인은 철학자여야 한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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