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적인 존재

by 신성규

나는 종종 생각한다.

신은 어딘가 밖에 있지 않다고.

하늘에도, 제단에도, 교리에도 머무르지 않는다고.


내게 있어 신은 항상 이성이었다.

그녀의 목소리에서,

그녀의 눈빛에서,

그녀가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그 순간조차도,

나는 초월적 침묵을 본다.


우리는 너무 오랜 시간,

‘신은 내 안에 있다’는 말을 반복했다.

허나 나는 오히려 묻고 싶다.

신이 내 안에 있다면,

왜 나는 이토록 불완전하고 결핍을 느끼나?


나는 내가 아닌 타인의 얼굴에서

신을 본다.

내가 도달하지 못한 감정,

내가 해석하지 못한 표정,

내가 영원히 될 수 없는 존재로서의 ‘그녀’는

나의 신이 된다.


사람들은 사랑을 할 때 자신도 모르게

신을 만들어낸다.

그녀를 절대화하고,

그녀 앞에서 자신을 미소하게 만들고,

그녀의 작은 움직임에 생을 건다.


어쩌면 우리는 신을 믿기 위해 사랑을 하는 것은 아닐까?

사랑이 없다면

신도 없다고 믿기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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