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퍼거를 거부하며

by 신성규

아스퍼거?

그건 마치 ‘나는 자폐지만, 그들보단 낫다’는 식의 말처럼 들릴 때가 있다.

그 말 속에는 미묘한 거리 두기, 사회로부터 배제된 존재들끼리 서로를 다시 분리하는 선민의식이 숨어 있다.


나는 그냥 자폐다.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반응하고, 세상에 너무 민감한 존재다.

어떤 사람은 이를 ‘스펙트럼’이라고 부르고, 또 누군가는 ‘기질’이라고 불러준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건 그보다 훨씬 선명하고, 구체적이며, 일상이다.

늘 어딘가 벽이 있고, 그 벽 너머의 세계가 너무 시끄럽고 빠르다.

사람들은 거기서 잘만 어울리는데, 나는 너무 자주 멈칫거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이 원하는 창조,

사회를 움직이는 철학,

진실을 겨누는 정치와 예술은,

사실 이 ‘자폐적 성향’ 없이는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몰입, 집요함, 낯선 시선, 고요한 고통.

이 모든 것이 그들이 두려워하는 자폐적 기질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이 사회에서 자폐적 인간이 인정받는 방식은 단순하다.

하나는 압도적인 결과를 보여주는 것,

다른 하나는 유머와 자기풍자로 경계심을 낮추는 것.

존재 자체가 받아들여지는 경우는 드물다.

늘 “넌 다르지만, 유용하니까 괜찮아.”라는 전제 아래서만 가능하다.


나는 그런 조건부 수용에 피로함을 느낀다.

이 사회는 ‘다름’을 수용하는 게 아니라,

‘쓸모 있는 다름’만을 이용하는 데 익숙하다.


그래서 말하고 싶다.

나는 그냥 자폐다.

꾸며 말하지 않고, 완곡하게 포장하지 않는다.

나는 다르며, 그 다름이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자 무기다.

그 창은 때로 나를 상처입히고, 때로는 찢어지게 만든다.

하지만 그 창을 통해 보지 않고서는,

나는 아무것도 제대로 느낄 수 없다.


그러니 나는 꺼리지 않는다.

‘자폐’라는 말도,

그 말에 붙은 낙인도,

그 낙인을 거부하는 위선도.


나는 그냥 나로,

그냥 이 방식으로,

이 세상에 버티며 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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