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시인처럼 걷는다.
사람들은 나를 보고 걸어가는 줄 알지만,
실은 나는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바라본다.
오늘, 햄버거 가게에 들렀다.
문 앞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다리를 다쳐 목발을 짚고 있었는데,
그 동작이 어색했다.
분명 목발을 처음 다뤄보는 사람이었다.
계단 앞에서 그는 고개를 숙였고,
몸은 위로 가려 했지만 자꾸만 무게중심이 아래로 꺼졌다.
나는 햄버거를 기다리다 문을 열어주었다.
벗겨진 슬리퍼도 주워 건넸다.
주문을 하고 몇분 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스크림 하나를 내 손에 쥐어주었다.
말 한마디 없어도, 고마움은 전해졌다.
작은 행동이었지만, 그 장면은 오래 내 머릿속에 남았다.
그 순간, 문득 생각했다.
“목발 하나로도 이렇게 어려운데, 휠체어를 탄 이들은 어떨까?”
우리가 사는 도시는 너무 많은 문턱과 계단으로 이루어져 있다.
장애인들은 출입조차 할 수 없는 공간 앞에서
그저 ‘움직일 수 없음’을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도시는 기능이 아니라 태도다.
도시는 건물이 아니라 시선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다른 몸에 민감한가,
그것이 도시의 품격을 결정짓는다.
무언가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
그것이 진짜 지원이고,
그것이야말로 도시 미학의 일부다.
나는 오늘 햄버거를 먹으며,
한 사람의 움직임을 통해
도시의 감각을 다시 배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