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단어를 많이 안다는 것은 단순히 머릿속에 사전 하나를 더 넣는 것이 아니다. 단어를 많이 안다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 늘어난다는 뜻이다. 세상의 수많은 풍경과 내 마음속의 미묘한 울림들을 더 세밀하고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말이다.
사람들이 분노하거나 울분을 토할 때, 그 깊은 뿌리에는 말로 표현되지 못한 감정이 웅크리고 있다. 자신의 마음을 언어로 풀어낼 수 없을 때, 사람들은 흔히 더 큰 몸짓이나 더 격한 표현으로 그것을 드러낸다. 폭력적인 사람은 대개 말을 잘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의 폭력성은 곧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말로 풀어내지 못한 채 몸으로 드러내는, 말의 빈자리가 만든 산물이다.
그런데 언어는 단지 소리를 내는 기능을 넘어 마음을 정리하고 해석하는 도구이기도 하다. 언어가 부족하면 감정도, 생각도 쉽게 곤두박질치기 마련이다. 단어가 많다는 것은 단순히 화려한 표현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감정을 이해하고 다스리는 힘이다.
‘화가 난다’는 말 하나로는 설명할 수 없는 수많은 뉘앙스들—답답함, 억울함, 좌절감, 서운함, 심지어 그 안에 스며든 무력감까지—그 모든 것을 단어로 불러낼 수 있을 때, 사람은 자신을 더 정확히 이해하고, 타인에게도 더 진솔하게 다가갈 수 있다.
결국, 단어는 감정의 지도이다. 지도가 있으면 길을 헤매지 않고, 내가 어디쯤에 있는지도 알 수 있다. 그래서 단어를 많이 안다는 것은 곧 내가 나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것이 곧 울분을 줄이고, 감정이 폭발하지 않게 만드는 힘이다.
울분이 넘치는 사회일수록 단어가 중요하다. 단어는 감정을 해체하고, 이해하고, 나눌 수 있는 문을 연다. 그래서 더 많은 단어를 알고, 더 섬세하게 표현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야말로, 인간답게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