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때때로 내 사고가 병든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한 가지에 집중할 때면 세상이 멀어진다.
공중에 둥둥 떠 있는 듯한, 땅에서 뿌리 뽑힌 듯한 느낌.
나는 그 상태에서 강하게 몰입한다.
그러나 그 몰입은 ‘천재성’이 아닌, 터널과 같다.
한 줄기 빛만이 존재하는 통로.
주변은 흐려지고, 오직 한 대상만이 내 인식의 전부가 된다.
그에 반해,
세계 전체를 보는 순간, 내 눈동자는 수축하고
뇌는 반대로 팽창한다.
무엇인가 퍼져 나간다.
다양한 관점이 흘러들고, 세계는 더 이상 하나의 ‘문제’가 아닌,
수많은 맥락과 구조와 이면으로 변한다.
이 두 상태는 공존하지 않는다.
나는 집중하거나, 확장하거나 —
수렴하거나, 분산하거나.
한쪽이 열리면 다른 쪽은 닫힌다.
그래서 나는 묻는다.
“이런 방식의 사고는 병인가?”
“이 세계를 하나씩밖에 다룰 수 없는 나는 결함인가?”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것은 병이 아니라 ‘의식의 두 모드’다.
하나는 깊이 파고드는 도구적 지성,
다른 하나는 넓게 펼쳐지는 해석적 의식.
내가 번갈아 드는 이 도구는, 때로는 나를 지치게 하고, 때로는 나를 구원한다.
내가 느끼는 ‘병’은,
아마도 이 두 세계 사이의 접점이 희박한 상태,
또는 그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하는 나 자신에 대한 사회적 오해 때문일 것이다.
세상은 하나의 방식으로 살아가라고 말하지만,
나의 뇌는 두 개의 시간, 두 개의 깊이, 두 개의 감각을 요구한다.
그렇다면 나는 병든 것이 아니다.
나는 다층적이고, 다중적인 사고의 공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것은 버거울 수 있으나, 동시에
세계와 나 사이에 놓인 투명한 다리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