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이 분열되어 있다고 느낄 때,
나는 이상하게도 음악을 더 명확히 듣는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음악이 ‘분해되어’ 들린다.
하나의 곡은 이제 하나가 아니다.
그 안의 악기들이 저마다의 위치에서 따로따로 나를 향해 다가온다.
드럼이 나의 심장을 두드리고,
베이스가 내 등 뒤를 쓰다듬는다.
피아노는 거리를 두고 말을 걸고,
보컬은 나와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속삭인다.
그들은 모두 따로 있다.
나는 그들을 따로 들을 수 있다.
이때의 음악은 더 이상 흐르지 않는다.
쪼개지고, 흩어지고, 조각난 채로 다가온다.
그건 마치 내 정신의 거울 같다.
균질하지 않고, 통합되지 않고,
자기 소리를 따로 내는 파편들의 집합.
나는 이 상태를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분열된 인식 속에서
음악은 훨씬 더 구체적이고 생생하다.
반대로 정신이 안정되고 하나로 모일 때,
음악은 흐름이 된다.
바다가 되어 나를 덮고, 감정의 안개처럼 감싼다.
악기 하나하나의 목소리는 사라진다.
그들은 마치 군중 속에서 섞여버린 개인처럼
개별적 형상을 잃고, 하나의 기분으로 응집된다.
이 상태에선 음악이 정서로 느껴진다.
그러나 구조는 사라진다.
형체가 사라진 예술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나로부터 멀어진다.
나는 음악을 사랑한다.
그러나 그 사랑은 언제나 내 정신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분열 속의 음악은 지적이다.
분석 가능하고, 해체되고, 가까이 있다.
통합된 정신 속의 음악은 정서적이다.
한 덩어리로 느껴지고, 녹아들고, 멀리 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음악을 진짜로 이해하는 순간은 정신이 분열되어 있을 때다.
그때에야 비로소 악기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고,
그 음들이 어떻게 서로 부딪히고 조화를 이루는지 드러난다.
나는 이 두 감각 사이에서 흔들린다.
파편으로 존재할 것인가, 덩어리로 들을 것인가.
내 정신이 찢어지는 순간에 나는 예민해지고,
내 정신이 모이는 순간에 나는 포용적이 된다.
어쩌면 음악은 나의 정신 그 자체다.
파편이 되기도 하고, 덩어리가 되기도 하는
영혼의 소리, 혹은
의식의 구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감각을 알지 못한다.
그들은 음악을 들을 수는 있어도, 음악을 ‘해체된 구조’로 경험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그 능력은 선물일까, 혹은 저주일까?
나는 아직 대답을 내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