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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누 Aug 04. 2020

19살에 300만 원 들고 캐나다로 왔다 #9

그리고 이민에 성공했다




#9 학교생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캐나다 교육기관의 자국민과 외국인 학비 금액은 하늘과 땅 차이다. 명문대학 토론토대학교 같은 경우만 봐도 자국민은 1년에 600만 원 정도인 반면에 외국인들에겐 4500만 원 가까이 받고 있으니 집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았던 나에겐 (사실 외국인이 4년제 다니려면 금수저여야 한다) 2년제 대학교가 유일한 선택지였다. 그때 당시만 해도 2년제 졸업 후 1년만 어디서든지 일한다면 영주권이 무조건 지급되는 이민정책이었기 때문에 2년제를 졸업한 후 4년제 대학에 3학년으로 영주권자로써 편입할 예정이었다. 영주권자는 자국민으로 인정되어 자국민 학비를 낸다.


자국민과 외국인의 엄청난 학비차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2년제 대학교마저 외국인들에게는 3배에 가까운 학비를 청구하고 있었다. 나는 한 학기에 600만 원이라는 거액을 학비로 지불해야 됐으니 엄청난 부담이 아닐 수가 없었다. 다행히 첫 학기 학비는 한국에서 각종 알바를 하며 충당할 수 있었다. 




Special Events Planning, 이벤트학과를 전공했다. 유학생으로써는 거의 아무도 안 하는 과였고, 주위 사람들이 뜯어말렸던 기억이 난다. 심지어 같은 학교 같은 과를 나온 지인도 결사반대했으니 말 다했다. 반대하는 이유는 즉슨, 대화와 의사소통이 중요한 학과이기 때문에 언어가 짧은 유학생한테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었고, 또 어찌어찌 졸업을 한들 짧은 언어로 취업하기에는 불가능하다는 이유였다. 반대로 유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학과는 자동차 정비, 항공정비 등 언어가 많이 필요하지 않은 기술 전문직이었다. 추가로 북미에서 기술전문직은 임금이나 우대가 아주 훌륭한 편이니 더욱 선호했다.


그래도 뜻을 굽히긴 싫었다. 철이 있었던 걸까, 없었던 걸까, 남은 인생의 반 가까이를 보내게 될 직장에서 내가 하기 싫은 일을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어느 업계든지 간에 TOP이 된다면 돈걱정은 할 일이 없다는 생각도 한몫했다. 




왜 이렇게까지 이벤트학과에 집착하게 됐냐고 묻는다면, 나도 사실은 잘 모르겠다. 어느 날 친한 친구와 같이 진학 고민을 하던 중, 친구가 지나가는 말로 이벤트 학과라는 곳이 있다. 여러 일을 하게 되는데, 그중에 가수나 연예인이 월드투어를 할 때, 한국에 방문한다면 그 사람의 입국부터 출국까지 모든 일정을 관리하게 된다. 재밌어 보인다.라는 말을 툭 던져 내었고, 어느샌가 부터 무의식 속에 내 마음 한편에 자리 잡았던 것 같다. 또, 미국 교육과정을 따르는 고등학교에서는, Prom이라는 파티가 매년 있는데, 주로 졸업하는 고3 학생들이 주인공이고, 바로 밑인 고2 학생들이 Prom 파티를 주최한다. 그래서 나도 Prom 파티를 고2 때 준비한 적이 있는데, 그 과정이 상당히 재밌었다. 


그렇게 나의 이상한 똥고집으로 모든 사람의 반대를 무릅쓰고 이벤트학과에 진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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