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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춤추는 아이들을 보며_오늘을 감사하다

아이에게 배우다

 오늘도 춤판이 벌어졌다.

 "헤이, 클로바! 신나는 노래 틀어줘!"

 아이들은 알아서 노래를 틀고, 인공지능 AI가 선곡한 플레이리스트가 시작된다. 덩실덩실, 씰룩씰룩, 위로 아래로 신나게 흔들어댄다. 나도 어릴 적에 카세트테이프로 호랑나비, 얄미운 사랑을 틀어놓고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했던 기억이 있다. 춤을 추는 것은 인간의 본성일까.


 언제부터 춤을 추지 않게 되었을까. 아마도 사회에 나오면서부터인 것 같다. 춤을 마구 추고 싶을 정도로 신나는 일은 손에 꼽는다. 좋은 일이 있어도 맘껏 즐기지 못하고 충분히 기뻐하지 못했던 것 같다. 더 좋아했어도 됐는데, 더 뿌듯해했어도 됐는데.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에서는, 특별한 일이 없어도 언제든 파티다. 커다란 쟁반에 홈런볼, 고래밥, 초코송이 몇 봉 뜯어놓고 머리를 맞대고 먹는다. "깔깔깔! 꺄르륵!!" 뭐가 그리 재밌는지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아이들은 작은 일에도 크게 기뻐하고, 작은 성취에도 맘껏 뿌듯해한다. 자신의 성장을 놓치지 않고 자랑하기 바쁘다.


 아이를 키운다는 건 아이에게서 다시 감사하는 법을 배우는 것과 같다. 일상에 치여 힘들고 지치다가도, 아이를 보며 다시 힘을 낸다. 아이 때문에 힘들지만, 그보다 더 큰 기쁨과 말할 수 없는 충만함을 아이에게서 받는다.


 말도 안 되는 확률로 세상에 태어난 내가,

 말도 안 되는 확률로 사랑하는 이를 만나고,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아이를 만났다.

 그 사실을 생각하면 오늘도 감사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게 또 오늘을 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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