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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평안하시길 27

새벽엔

by 빛나다

커피보다 보리차를 선호한다.

구수한 향이

밤새 굳은 몸과 마음의

경계를 풀어준다.


잔을 들고 거실로 고개를 돌리면,

함께 잠을 깬

반려견 구름이가

창밖을 바라보며

새벽에서 아침으로 넘어가는

시간을 재고 있다.


사람보다 동물의

시간 속도가 더욱 빠르다는 걸

알고 있어서일까?


김이 올라오는

머그컵을 입에 갖다 대는데

울컥해진다.


나는 이 아이를 사랑하고 있구나!


보리차가

가슴 깊이, 길게 내려앉는다.

2011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우리 가족이 된 구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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