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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평안하시길 26

나만의 사치 중의 하나는

by 빛나다

중고서점에 가면

반드시 여러 권의

에세이를 구매하는 것이다.


거기에 겉표지든,

책장 장, 한 장 흠없이

거의 새책이나 다름없는

깔끔한 상태라면

찾은 기쁨은 그 곱절이 된다.


누군가의 손길이 이미 닿았던

책엔

묵은 종이 냄새가 배인 활자여도

세월의 아쉬움 하나 없이

여전히 건재함을 보여준다.


그동안 애쓰고, 수고했다며

토닥여주고

거친 농담으로

세상을 탓해 주기도 한다.


그러다

옛 주인이 밑줄을 그어 놓은

문구를 만나게 되면

두세 번 읊어본다.


그나 그녀가 마주했던

그때의 복받쳐 올랐던 감정이

내게도 같은 마음으로

다가왔기에

그 문구를 그냥 지나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이유로

나는 오래도록

중고서점에서의

사치를 부리게 될 것이다.


나와 같은 사람이,

나와 같은 까닭으로

그 책을 선택한 것만으로

위로를 받았을 것이라는

확신 하나 믿고 말이다.


나의 책 고르는 기준은

단순하게

눈에 띄는 제목과

(제목 하나에 끌리는 쉬운 사람이다)

지인의 추천이었다.


독서를 하면서 추가된 것은

웬만하면 국내 작가님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이유는

첫째 정서가 다정하여 생긴

스스럼없는 마음과

둘째...

국내 도서 판매량에 기여할 수도

있다는 마음에.

(이건 좀 부끄러워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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