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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시간

by 빛나다

요즘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말이 있다.


일중독, 워커홀릭.


나의 언행을 돌아보면 그렇게 들을 만하다.

6시 20분 회사 도착, 일, 점심식사, 일

그리고 퇴근 후 집안일을 마치고 바로

잠든 후 다시 6시 20분 회사 도착.

여기서 고백하자면 잠든 후 꿈속에서조차

일을 하는 나를,

다음 날 아침 눈을 뜨면 기억해 낸다.

그리고... 점심식사 중에도 일 얘기만

한다.(머릿속에서 계속 떠오르는 업무를

지울 수가 없다.)


어제는 요즘에 있어 가장 바빴다. 업무 처리를 위해 키보드에서 손을 뗄 수가 없었다. 나중에는 손목에 통증이 느껴지기도 했다. 그 와중에 외근도 있었고, 협업 부서 팀장님의 억지도 들어줘야 했다.

결국 입 밖으로 무거운 한숨이 터져 나왔다.

어쨌든 하루는 지나갔고, 업무는 만족스럽게 끝났다.


지금 나는 강릉 바다를 바라보며 바닷바람과 함께 주저앉았다. 저녁 8시가 넘었는데도 밤하늘은 어스름한 채로 오늘을 보내기를 주저한다.

문득 내가 좋아하는 것이 떠오른다.


바로 보이는 어스름한 하늘,

혼자 있는 시간,

잘 알려지지 않은 작가의 책,

머리카락 사이를 지나가는 바람,

작은 책방과 그에 따른 침묵.


어제의 만족스러움은 하나 생각나지 않고,

오직 사적인 취향만이

나열되고 있다.

지금은 일중독이 아니라

지극히 나로서

사유의 시간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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