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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의무고용과 기업 사회공헌

2020년 기준, 장애인의무고용 미이행 부담금 연간 6,900억원에 달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ESG로 대표되면서 3가지 구성 요소 즉 환경(Environment), 사회(Society), 지배구조(Governance)에 대한 구체적 활동 수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사회부문은 고용, 인권, 노동, 근로자 건강 및 안전, 지역사회관계, 고객만족, 공급망 관리, 소비자 보호 등 다양한 사회적 기준들이 제시되고 있다. 특히 고용 다양성 측면에서 장애인 고용은 법적 의무사항임으로 기업이 인사 측면의 고려도 있겠지만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사회공헌 활동을 기획하는데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12월 3일은 국제연합(UN)이 지정한 세계장애인의 날(International Day of People with Disability)이다. 세계 장애인의 재활과 복지의 상태를 점검하고 장애인 문제에 대한 이해의 촉진 및 장애인이 보다 사람다운 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와 보조 수단의 확보를 목적으로 하는 기념일이다. 1981년 12월 3일 제37회 유엔 총회에서 〈장애인에 관한 세계 행동 계획〉이 채택된 데서 이 날짜로 지정하였다     


우리나라는 1972년부터 민간단체에서 개최해 오던 4월 20일 ‘재활의 날’을 1981년부터 ‘장애인의 날’로 지정하고 기념행사를 해 오고 있다. 4월 20일을 ‘장애인의 날’(이전 재활의 날)로 정한 것은, 4월이 1년 중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어서 장애인의 재활의지를 부각할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둔 것이며, 20일은 다수의 기념일과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출처:한민족문화대백과)     


장애인의 날이 1981년 제정된 이래 40년이 흘렀다. 2022년 보건복지부 장애인통계연보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등록 장애인 인구수는 264만명에 달하고 있다. 국민 20명 중 1명은 장애인인 것이다. 또한 선천적 장애는 13.3%에 불과하고 나머지 73%는 사고나 질환 등 후천적으로 장애가 발생된다고 한다.     

우리는 회사에서 직장 내 장애인 인식개선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 장애인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 장애인을 만났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      

장애인의 지속가능한 삶의 가장 중요한 부문은 고용이다. 일상의 삶이 가능한 장애인들은 우리 주변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들이 사회생활을 통해 안정적으로 독립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고용인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ESG경영 확장에 따라 법적 의무고용을 준수하지 않고 있는 기업들의 모습은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을 통한 기업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개선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에 기업의 장애인 고용 현황을 점검하고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가 관심을 갖고 노력해야 할 부분에 대해 같이 고민해 보고자 한다.     


장애인이 그 능력에 맞는 직업생활을 통하여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의 고용촉진 및 직업재활을 꾀하는 것을 목적으로 1991년 1월 1일 “장애인고용촉진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후 2000년 7월 1일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으로 명칭이 변경된 후 오늘에 이르고 있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기업의 장애인 고용 의무 기준을 명시하고 있으며,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사업주의 경우 3.1%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하며, 미달 고용인원에 대해서는 매년 장애인고용분담금을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일정 비율 이상을 초과하여 고용했을 경우에는 고용 장려금을 지급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장애인 고용률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정부부문은 2.97%, 민간부문은 2.96%에 그치고 있다. 물론 매년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고용부담금 납부나 명단 공표등 제도적 압박에 의한 수동적 변화일 수도 있고 공단 차원의 고용컨설팅 등을 통한 적극적인 지지 체계 마련도 하나의 영향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 2022년 12월 20일에 장애인 고용률이 현저히 낮음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고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기관 및 기업의 명단을 공표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가장 많았으며, 그다음으로 건설업, 도소매업 순이었으며, 제조업이 145개소로 전체 33.2%를 차지했다. 10년 연속 명단공표기업은 74개소로 다음과 같다            


장애인을 1명도 고용하지 않아 3년 이상 명단공표 대상에 포함된 기업 역시 11곳*에 달하였고, 특히, 엘코잉크한국지점, 프라다코리아, 한국요꼬가와 전기주식회사 등 3개소는 10년 연속으로 장애인을 한 명도 고용하지 않고 있다.

   * (공공) 재단법인 중구문화재단 / (민간) 엘코잉크한국지점, 프라다코리아, 케이엘에이텐코코리아,

      한국애질런트테크놀로지스, 한국요꼬가와전기주식회사, 삼덕회계법인, 경희대학교산학협력단,

      페라가모코리아, 영전엔지니어링, 와이비엠넷      


한편, 장애인 고용부담금은 상시 근로자 50명 이상의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못했을 때 부과된다.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은 민간 기업의 고용부담금 총액이 지난해 6,900억원 규모로 확인됐다. 2021년 9월 28일,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소속 송옥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대기업집단 장애인 의무고용 현황’과 ‘장애인 의무고용 미이행 민간기업 고용부담금 자료’에 따르면, 민간 기업 7,956곳이 2020년 납부한 장애인 고용부담금 규모는 6,904억 9,540만 원이며 의무고용률을 지킨 대기업 집단은 전체의 약 12%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으로 인한 불편과 부담보다는 분담금을 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고 있다. 숫자 기준으로 몇 명을 고용했을 때 얼마의 효과가 나는지를 고려한다면 장애인 고용은 어려울 것이다. 회계적 논리가 아닌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기준으로 접근해야 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2022년 기업체 장애인 고용실태조사 결과 장애인 근로자 채용이 용이하지 않은 이유

는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가 부족해서’(15.0%), ‘업무능력을 갖춘 인력이 부족해서’(14.2%), ‘장애인에게 지원자 자체가 없어서’(12.8%)의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미고용기업체 중 90%가 장애인을 고용할 의사가 없다고 답변했고, 고용할 의사가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가 부족하거나 찾지 못해서가 72%를 차지했다.              


장애인 근로자의 작업수행 정도에 관한 인식에서 장애인 미고용 업체의 경우 전반적으로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장애인 고용 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인식도 미고용 기업체의 경우 전반적으로 더 부담이 든다는 부정적인 견해가 많았다.                                                            


이렇듯, 장애인 고용에 대해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부정적 의견을 가지고 있으며, 정부의 규제에 따라 소극적으로는 소수의 인원을 고용하거나 적극적으로는 장애인표준사업장을 설치하여 운영하는 등 다양한 유형이 존재한다. 또한 직접 고용이나 간접고용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장애인 의무고용률 확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기업의 의무고용이라는 원칙하에 기준 이하 고용률 저조 기업에 대한 명단 공표와 고용분담금을 비롯하여 각종 정부포상 제외, 각종 세제 혜택 축소 등 보다 체계적이고 다양한 제제 수단들이 확대되어야 한다. 또한 기업에 대한 ESG평가에서 정부의 각종 기준에 부합하는지 여부가 큰 비중을 차지해야 한다. 이는 기업에 해야 할 최대한의 역할이 아니라 기업이 준수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기 때문이다.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착한 소비자들이 많아질수록 기업의 소극적이고 부정적 태도는 변화할 것이다.     


두 번째로 보다 손쉽게 장애인 고용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각종 컨설팅이나 정보제공등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인사 담당자가 스스로 찾아보고 고민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인터넷이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홈페이지를 통해 자료를 취합하고 정리하고 기준들을 숙지한다. 하지만 현실적인 고용 사례들을 손쉽게 접하기 힘들다. 장애인 고용 스토리가 처음부터 현재까지 일련의 과정과 이야기들이 소개되어야 한다. 인사 담당자들의 의견도 많이 공유되어야 하고 채용 과정에서 장애인들의 소감들도 공유되어야 한다. 이렇게 서로의 접점이 좁혀져 갈 때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장애인 고용 직무 개발이 확대되어야 한다. 장애 유형별 업무 표준화 및 직무 표준화가 이루어지고 채용 사례가 소개되고 장애인들의 직무 수행 활동 내용들이 더 많이 홍보된다면 다른 기업들도 해당 직무에 장애인을 고용하는 것을 꺼리거나 부담스러워하지 않을 것이다.      


ESG경영이 확대되면서 기업들의 장애인 고용률에 대한 민감도는 더욱 높아진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장애인 고용에 대한 기업의 현실과 공단 관계자들의 시각에는 차이가 있다.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관점의 차이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갈 수 없다. 기업의 현실에 대한 보다 충분한 이해를 바탕으로 장애인 고용의 전문성을 가진 공단 관계자들이 기업을 리드해 가야 한다. 시간이 걸릴 것이고 쉽게 결과를 얻기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결국은 해결될 것이다. 누군가의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진다면.... 그리고 그 곁에 착한 소비자들이 함께 한다면...                                             


기업들은 매년 수억,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을 사회공헌에 사용한다. 하지만 장애인의무고용률은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사회공헌 담당부서와 인사담당 부서의 다른 입장과 다른 관점의 차이가 있을것이다. 사회공헌 예산의 일부라도 장애인고용에 사용한다면 100%고용률 달성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고용의무     

▴제27조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장애인을 소속 공무원 정원에 대하여 1,000분의 36(2022년~2023년 기준)에 해당하는 비율 이상 고용하여야 한다.

▴제28조 사업주의 장애인 고용 의무 조항으로 상시 50명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그 근로자의 총수의 100분의 5의 범위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비율(이하 “의무고용률”이라 한다) 이상에 해당(그 수에서 소수점 이하는 버린다)하는 장애인을 고용하여야 한다(이는 동법 시행령 제25조 제3호에 따라 2019년 이후는 1000분의 31로 규정하고 있다)

▴제28조의 3 장애인 고용인원 산정의 특례조항에서 장애인 고용인원을 산정하는 경우 중증장애인의 고용은 그 인원의 2배에 해당하는 장애인의 고용으로 본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간 미만인 중증장애인은 제외한다

◆고용부담금     

▴제32조 2에서는 장애인 의무고용률에 못 미치는 장애인 공무원을 고용한 기관의 장은 매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장애인 고용부담금을 납부하여야 한다.

▴제33조 의무고용률에 못 미치는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주(상시 100명 미만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제외한다)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매년 고용노동부장관에게 부담금을 납부하여야 한다.

◆명단공표     

▴제27조(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장애인 고용 의무) ⑦ 고용노동부장관은 고용 의무 이행 실적이 현저히 부진한 때에는 그 내용을 공표할 수 있다.

▴제29조(사업주의 장애인 고용 계획 수립 등) ③ 고용노동부장관은 장애인 고용의무를 현저히 불이행한 경우 그 내용을 공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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