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걸음을 멈추어 지켜보았다

어린 왕자에게 보내는 편지

by shinyking


어린 왕자야.


만약 나의 이 별이 네가 살던 작은 별처럼

의자만 몇 걸음 옮겨 언제든지 석양을 볼 수 있더라면

나는 그날,

나를 쓰다듬어주는 듯한 저 석양을 몇 번 보았을까


너는 슬플 때면 해 지는 것이 좋아져

어느 날 해지는 모습을 마흔세 번이나 보았다 했지.


이 별은 너무 커서 오직 한 번뿐이라

걸음을 뒤로 옮길 수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걸음을 멈추고

처음 마주하였을 때부터 저 끝으로 사라지고 사라질 때까지

우두커니 정성스레 번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어.


더 오래 위로받고 싶은 나머지

시간을 멈추고 싶던 내 마음은

네가 몇 번이나 의자를 옮겨야 했던 그 마음을 곱씹어 떠올리게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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