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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inyking Nov 16. 2021

노을 실루엣

흔들리는 작은 풀포기의 그림자에도 마음이 저릿한 건


노을 실루엣

낮게 뜬 구름과

노을에 부딪힌 잔디의

보송보송하고 여린 그 실루엣이 아름다워서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은 그런 날이었다.


감성에 젖은 것은 유약해진 상태라는 방증이다.

흔들리는 작은 풀포기의 그림자에도 마음이 저릿한 건

사실 그간 인내하고 있었음을 알아차리게 한다.


멀리서 바라보면 보이는 그런 것들이

가까이에서는 좀처럼 알기가 어렵다.

하물며 나 자신의 모습이 보일 리가 있을까


나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날이 저물 때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며

아름답고 유약한 풀포기들을 멀리서 보고 있자니

그저 소중히 그대로 두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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