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일상단상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수필가 박신영 Dec 04. 2018

용필 오빠! 패티 언니!

비오는 날의 퇴근길, 라디오를 들으며  빠져보는 단상

    어제는 종일 콩당콩당 마음이 바쁜 날이었다. 오전 에는 회사에서 제일 높으신 분이  다녀가시고 저녁에도 높은 분과 식사를 했던 날.

    꽤 좋다는 중국집으로 이동하기 위해 차를 타고 나서는 길, 비는 추적추적 내리고 라디오에서 기타선율이 흐르니 날씨와 잘 어울렸다. 그리고 다음곡은 조용필의 <돌아오지 않는 강> , 이후 다음곡은 과연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곡이다 했더니 누군가 채은옥 의 <빗물> 이라고 하신다.


     아 노래 좋다. 그런데 너무 과하다는 느낌은 어찌할 수 없다. 감정을 최대한 살려서 목소리에 싣고 실어서 떨리고 떨려서 울리고 울려서... 이 시절의 곡을 부르는 창법은 그러했던 것 같다. 퇴근길 겨울비만큼 추적추적거리는 느낌, 어이할까나.. 이 노래들도 과연 어른들의 10대와 20대를 관통하던 히트곡이었을 터인데, 조금 뒤에 태어났다고 이런 생각을 가지다니 다소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이런 생각에까지 미치다보면  향후 10년 즈음 뒤 우리 후세대들과 노래방에 갔을 때, 우리 시대의 유행음악이었다며 후드티를 뒤집어 쓰고 현진영고 진영고 를 외친다거나 브아걸의 <아브라카다브라>춤을 추는 모습을 본다면 그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도 잠시 궁금해지게 되는 것이다.


     하여간 추적거리는 비 만큼이나 추적거리던 그 때의 창법은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때에 비하면 지금의 느낌은 조금 '쿨' 하다고나 할까. 쉽게 말하자면 조용필님이 몇년 전 낸 Hello 앨범에서의 창법을 생각해보면 되겠다.

      내가 특히 좋아하는 앨범 중 하나는 패티김 님의 50주년 기념앨범이다. 2008년 이 때 부르는 <이별>의 느낌과 예전의 느낌은 정말 다르다. 이 앨범에서 새로 선보이신 두 곡은 이 분의 느낌과 감성을 살리면서도 우아함을 잃지 않으며 요즈음의 감성도 사로잡았다.


   또 제일 좋아하는 곡 중 하나가 조용필 님의 <꿈>인데, 40주년 콘서트에서의 느낌과 45주년 콘서트에서 부르시는 느낌이 또 다르다.

 열아홉번 째 앨범인 Hello 에서의 곡과 창법은 또 어떠한지!
멋지고 멋지다. 최고의 젊은 시니어분들이다. 이 분들은 옛부터 노래를 불러오셨다 하여 늘 거기에 머무는 분들이 아니기에 고전의 영감과 현대의 기법을 아울러 그분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하여 감동을 주는 것이다. 진정한 아티스트는 머무르지 않고 멈추지 않는다. 늘 새롭게 받아들이고 성장하고 창조한다.



   

    우리가 듣고 말하는, 음악과 이야기는 늘 공기 중에 떠돈다. 신이 이 세상 모든 것에 깃들어있는 이 곳이 천국이고, 똑같이 생긴 곳  어디에도 신이 깃들어있지 않는 그곳은 지옥이듯이. 음악과 이야기를 갖지 못하는 그 곳은 지옥과 다를 바 없다.


    옛 노래 중에는 멋진 곡들이 참으로 많았다. 음악을 진정 사랑하고 만드실 수 있는 멋진 가수분들도 많았다고 생각한다. 민해경님, 나미 님, 그 외 훌륭한 대중가요 가수분들, 그 분들이 계속 작업하고 새로운 곡을 만드셔서 용필오빠, 패티언니 못지 않은 좋은 앨범을 우리에게 선물해주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비 내리는 퇴근길, 중국집으로 향하며 잠시 단상에 빠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영풍에 다녀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