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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박신영 Jun 09. 2017

디디 작가의 <저택의 주인>

다음 웹툰, 저택의 주인은 잔인한 내용이다.

   빅토르 위고의 레미제라블을 읽으려 시도한 적이 있다. 어릴 적 도덕 교과서에 빵을 한 번 훔치고 19년의 형을 산 장발장의 이야기로만 알고 있던 기억. 총 5권으로 나온 민음사본의 책에서 드디어 주인공 장발장이 최초로 나오기까지는 120페이지가 지나야한다. 그 이전엔 장발장에게서 뜨거운 눈물을 흘릴 수 있게 만든 미리엘 주교의 이야기가 장시간 펼쳐진다.

   어린 동생의 굶주린 배를 채우려 훔친 빵 한 조각으로 5년형을 선고받은 장발장은 4번의 탈옥시도로 19년의 옥살이를 하고 나온다. 청춘을 다 보내고 중년이 되어 나온 그의 얼굴에선 더 이상 두려움에 덜덜 떨며 눈물 흘리던 청년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모든 것이 얼어붙어 눈물조차 흘릴 수 없는 무표정만 있을 뿐이었다. 감옥에서 나왔지만 돈이 있어도 장발장에게 음식을 줄 식당도 잠자리를 제공할 여관도 어느곳에도 없었다. 유일하게 장발장을 받아준 성당의  미리엘 주교는 최고의 손님에게 대접하던 은촛대와 은식기를 꺼내어 식사를 함께하고 숙소를 제공한다. 그러나 장발장은 주교의 촛대를 훔치고 수상히 여긴 경찰에게 잡혀 성당으로 돌아온다. 미리엘 주교는 경찰 앞에서 자신이 장발장에게 촛대와 식기를 주었다고 하며 왜 다른 것은 두고갔는지 되물으며 오히려 두고 간 식기를 더 건넨다.

홀로 남게된 장발장, 그는 오랫동안 참아온 눈물을 밤이 꼬박 새도록 쏟는다. 감옥에 처음 들어갈 때의 청년의 얼굴로.. 그는 그 밤이 지난 후 새로운 사람이 된다.


  오늘 6월 9일자 다음웹툰 <저택의 주인> 에서, 악마로 보였던 행님이의 눈물을 보았다. 저택에 오기 전 그의 짧은 삶 동안 겪었던 설움과 두려움에 떨던 얼굴을, 굶주림과 병에 시달리던 동생들을 떠나보낼 때마다 주체할 수 없이 흘리던 눈물을, 밥을 준다는 말에 아이들을 이끌고 군대에 들어갔다가 총알받이가 되어 지내며 죽어가는 동생들을 보고 땅에 묻으며 흘리던 울음을 보았다.

매일밤 빌고 빌던 그는 아이들과 병영을 탈출했다.

그리고 스스로 악마가 되었다.


1950년. 해방된 조국. 어느 외딴 작디 작은 섬의 크고 넓은 집 하나. 그 집에서 일어난 한 여인의 이야기..

 2016년 12월에 시작한 이야기가 시즌 2에 접어들었다. 악마이던 그 아이를 악마로 만들었던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 연민의 마음이 앞선다. 그리고 저 아이를 저렇게 만든 건 누구의 책임일까 성찰의 마음도..


그러나 그는 현재 악마이다. 저택의 가녀린 여주인에게 일어날 일들이 여전히 두렵다.


저택의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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