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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박신영 Jul 04. 2017

ABRSM piano lesson 1

이재의 피아노 레슨 세번째

초등학교 3학년 이재의 피아노 레슨 세 번째 시간


이제 3회차이지만 매우 똑똑한 친구로 

가르치면서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학생입니다. 


이재는 피아노는 한 번도 배운 적 없지만

교회의 합창단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어릴 때부터의 영어교육을 통해 영어단어도 매우 잘 알고 있어서 악보 자체에 있는 꽤 수준있는 단어를 읽고 해석하는 데에도 전혀 막힘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곡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지시어의 해석. 악보를 연주 후 스스로 답을 찾아보는 activity 에도 매우 올바른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ABRSM 의 pre-piano course 에 해당하는 교재 Piano star1 입니다.


제가 가르치며 파악한 이 교재의 장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피아노를 처음 시작하는 어린 학생들이 고사리손으로도 연주할 수 있도록 

흔히 이야기하는 손가락번호에 맞는 5개의 음을 넘어가는 음표는 쓰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악적으로 좋은 곡들이 실려있습니다.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 귀에 익숙하고 위대한 많은 곡들이 그리 많은 음을 필요로하진 않았다는 점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곧잘 외워서 치곤 하는 떴다떴다 비행기 는 도. 레. 미 3음만 사용하여 리듬을 입혀 만들어졌지요. 

또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의 선율도 도 레 미 파 솔 5음만 이용하여 만들어져서 처음 악기를 시작하는 경우 자주 첫 곡으로 연습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곡들 즉 매우 적은 음계를 사용하였음에도 음악적 깊이를 느끼고 재미있게 연주할 수 있는 곡으로 이 책은 채워져 있습니다. 물론 기존음악이 아니라 현대작곡가들이 작곡한 새로운 음악입니다. 


두번째는 오른손 왼손 따로 따로 교육되지 않고

처음부터 middle C 를 중심으로 큰자리표를 읽어 양손을 사용하는 방식의 악보입니다. 


제가 어릴 때 배우던 바이엘교재를 생각해보면 일정기간이 지날 때까지는  오른손만 사용합니다.  1번 곡은 도레도레 로 한박자씩 시작하는데 최근 다시 열어본 그 교재의 도 는 middle C에서도 한 옥타브 올라간 C에서 시작하더군요.

이렇게 한참을 오른손 기본음 연습 후에 왼손에 들어가고 또 양손연습곡을 치기까지도 기간이 필요했던 바이엘 연습곡집.


Piano star에 실린 곡은 처음부터 양손을 함께 쓰며 음계와 박자를 익히게 하고 제대로 악보보는 법을 익힐 수 있게 합니다. 우리가 피아노 연습을 하는 이유가 단지 악상도 없이 손가락 연습만 위한 연습곡을 치기 위함이 아니니 짧고 작은 곡이라도 악보를 읽고 곡의 악상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시작이 참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면 특히 음악을 배우기로 결정한 아이들은 가끔씩 스스로 음을 자유롭게 만들어가며 노래를 만들어보기도 합니다.

이 곡은 5개의 음으로 만들어졌는데 듣다보면 중국풍의 느낌이 물씬 납니다.


악보 하단에 제목에 어울리는 홍등 그림과 고양이 그림이 익살스럽게 그려져 있습니다. 


세번째 시간 이 곡을 연주해본 이재는 중국 느낌이 나는 곡이라고 답했습니다.



조금 더 나아가보았습니다. 할 수 있을까 라고 스스로 살짝 의구심도 가졌지만요. 

"This tune uses only five notes. 

이 곡은 오직 다섯개의 음표만 사용되었습니다. 

Write down the names of the notes in this piece.

이 곡에서 사용된 음을 적어보세요. 

Make up your own tune using these notes and give it a name. 

이 음들을 이용해서 나만의 곡을 만들어보고 

제목을 정해보세요. " 


다섯개의 계이름을 찾아 적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과연 이재가 솔라시레미 음만을 이용해 새로운 곡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이재와 제가 한 단 씩 음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처음은 이재가 두번째는 제가 세번째는 함께. 

함께 만든 곡은 악보로 만들어졌습니다. 

먼저 피아노를 치며 음을 만들고 간단히 지휘해보며 박자를 찾고 다음은 악보로 옮기는 작업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악보 작업 이전에 멜로디와 박자를 정한 후

다 들은 이재의 느낌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 부분은 일본풍인 것 같아여. 

두번째 부분은 중국풍의 느낌이 들어여.

세번째는 잘 모르겠어요.(이도 저도 아닌 것 같아요 ㅠㅠ) " 


사실은 저도 이재가 곡을 만들 수 있을진 몰랐어요. 흔히 접하지 않았던 활동에 차분하게 집중하여 곡을 만들고 스스로의 생각과 느낌을 말로 표현하기까지 짧은 시간에 열심히 활동해준 이재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다음 레슨 시간엔 좀 더 보완된 완성곡을 악보로 옮기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제목도 붙여보아야겠지요. 

  자연스럽게 작곡가의 역할을 스스로 해보고 악보를 만들어 보면서, 앞으로 만나게 될 새로운 곡을 이해하는 일도 훨씬 수월하게 또 연주할 때에도 작곡자의 의도를 생각하며 연주해보게 되기를 바랍니다. 


의구심을 가지며 학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맞는 교육을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저 스스로도 많은 배움의 시간을 갖게 된 레슨이었습니다.  


고맙다. 이재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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