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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박신영 Jul 27. 2017

ABRSM Piano : 12조성 쉽게 익히기

도레미파솔라시도 만드는 방법

   문화센터의 피아노레슨.

   초등학교 1,2학년의 장난꾸러기들과 함께하려니 매번 똑같은 방식이라면 재미를 느끼지 못할 것 같아서,  가진 지식을 재미있고 쉽게 전해주려다보니 스스로의 공부도 늘 새롭다.

  부모님과 말씀 나누다보면 피아노라는 악기를 기초로 하긴 하지만, 피아노를 잘 치기보다도, 악보를 잘 읽기보다도, 음악을 즐겁게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 제일 크신 것 같다. 아이들이 어리기도 하지만 부모님 스스로 어릴 적 피아노를 배우던 기억이 있어서이다.

   ABRSM 수업이라고 하여 딱히 다른 내용을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피아노라는 악기가, 우리가 배우는 음악이 서양에서 만들어진 것이다보니, 그 나라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표준이 되는 방식은 어떤 것인지 궁금했다.  공부하며 느끼는 점은, 나도 어릴 때 이런 방식으로 공부했다면 좀 수월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다.


   지난 레슨시간에는 도레미파솔라시도 를 만드는 방법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주었다. 간단한 법칙만 알면 피아노의 어느 건반에서 시작하여도 도레미파솔라시도 를 만들 수 있다. 처음엔 과연 7~8세의 아이들이 온전히 따라올 수 있을까 걱정도 되었지만 완벽한 기우였다. 그만큼 쉽다. 한편으로 요즘 아이들이 얼마나 똑똑한지 그 영민함이 사랑스럽고 뿌듯했다.


          12조의  도레미파솔라시도  만들기

     도레미파솔라시도 에 순서대로 번호를 붙이면

      1 2 3 4 5 6 7 8(1) 이다. 이것은 영어이름으로

      C D E F G A B C      이다.  앞으로의 설명을 돕기위해 간단히 다른 이름을 붙여보았다. 예를 들면 3번음은 미 이며 영어로는 E 이다.

      피아노의 음은 반음계(half note)씩 올라간다. 나란히 놓인 흰건반과 검은건반을 오른쪽으로 가며 번갈아 누르면 소리가 (절)반음씩 올라간다. 가장 기본이 되는 다장조 즉 C Major 의 도레미파솔라시도 음은 C에서 시작하여 오른쪽으로 흰 건반을 눌러 다음 C까지이다.  이것을 스케일(scale)이라고 부른다.

    기억할 것은 미파와 시도 사이가 반음이라는 것이다. 건반에서 보면 미파와 시도 사이에는 검은 건반이 없다. 즉 반음관계이다. 반면, 미파와 시도가 아닌 다른 음들 사이에는 반드시 건반이 하나 있다. 즉 반음씩 두 번 이동한 온음관계다.

   

   사진의 건반에서 C Major스케일을 보자. 모두 흰 건반으로 이루어진 C Major에서 도 와  레  사이에는 검은 건반이 하나 있다. 나란한 건반 사이가 반음(half note)이니 사이에 건반을 하나 포함한 다음 음은 온음(whole note)이다.

  즉, 미파와 시도 사이에만 건반이 없고(반음)

 다른 음 사이에는 반드시 건반이 하나 있다.(온음)

   

  이렇게 하여 C음부터 D E F G A B . 그리고 검은건반인 C# D# F# G# A# 의 각 12음을 첫음 '도'로 생각하여 한 옥타브씩 만들어본다.

    

   다시 정리하면, 시작하는 음과 다음 음 사이에 건반을 하나 건너 이동하는데, 세번째와 네번째 음,  일곱번째와 여덟번째 음은 사이건반 없이 바로 옆으로 이동한다.


   이것이 장조의 스케일이 만들어지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 열두개의 스케일이 악보로 만들어지면, 오선에 샾(#)과 플랫(b)이 붙어 표현되는 것이다.


MISSION : 피아노가 옆에 있다면,
한 옥타브의 각 음을 '도' 로 시작하여
열 두 개의 스케일을 만들어보자.
모든 음 사이에는 건반이 하나 있는데(온음), 미파와 시도 사이에는 건반이 없다(반음)는 규칙만 기억하자.




    어릴 적 기를 쓰고 샾 한 개, 플랫 한 개, 샾 두 개, 플랫 두 개 등 하나씩 증가하는 조표에 따라 조성이 바뀌던 악보들을 붙들고 씨름하던 기억이 있다. 샾이 붙을 때는 바로 다음 계명이 도 가 되고, 플랫이 붙을 때는 세 음 아래가 도 가 된다던 어릴 적 피아노 선생님의 말씀이 여태까지 악보를 볼 때 계이름을 찾던 방식이었다. 틀린 건 아니었지만, 조성이 만들어지는 기본원리를 알았다면, 소리를 귀에 익히며 다음 음을 찾기도 쉽고, 조표가 여러 개 붙은 악보를 읽는 일도 조금 더 수월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원리를 이해하는 방식은 처음에는 복잡해 보여도 두고두고 편안하기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앞서 말한 원리는 진즉 배워 알고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악보 안에서 음표를 읽으려 했을 뿐, 각 음을 기준으로 스케일을 만들어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어쩌면 매우  사소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이러한 접근방법의 작은 차이로 이해도가 크게 달라지는 경험을 하고보니 더욱 이 방식을 공부하고 싶어진다.  

 

    가르치다보면, 우리 세대보다 더욱 영특해진 아이임을 느낀다. 그러니 우리가 공부하던 때조금 다르게 가르치고 배우게 하여, 아이들이 음악을 더 쉽게 이해하고 오랫동안 가까이 하게되기를 바란다.

   음악은 아이들이 살아가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찾아 쉴 수 있는 나무 그늘이 되어 줄 것이다.  내게 그러했듯이, 음악은 영혼의 보리수가 되어 아이들 마음 안에서 무럭무럭 자라 세상의 어려운 일 중에도 아이를 지켜줄 것이다.  

   아이들이 자라나듯 나 또한, 공부의 끈을 놓지 않고 부단히 자라나야겠다. 새로운 발견과 쉬운 전달로 아이들 마음 속 음악이라는 보리수를 풍성하게 가꿔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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