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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필가 박신영 Aug 07. 2017

예술의 전당에 가보자

예전 활용법 : 예전에 가면 하늘도 공기도 다르더라..

    예술의 전당을 참 좋아한다. 아이가 어릴 때  네 발 자전거를 탈 무렵 예술의 전당 분수 앞으로 자주 놀러다녔다.

    음악분수 옆에 있는 모짜르트 까페에서 오므라이스를 나누어먹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벤치에 앉아 자전거를 타며 노는 아이를 보고 있노라면 그보다 더 행복할 수가 없었다.

요즘 모짜르트 까페엔 화분이 가득
여름날 저녁의 음악분수

   우면산이 옆이라 가끔씩 산행하기도 좋았다. 5월에는 국립국악원에서 하는 어린이날 특집 공연,  매년 7월 경 미술과 놀이 전시, 12월에 하는 호두까기 인형 발레 공연 등은 수년 간 빠짐없이 보았다.

    이사한 후로는 아이와 같이 자주 다니기는 어렵지만, 예술의 전당 회원에 등록하여 매달 <Beautiful Life> 를 받아보는 일은 잊지 않고 있다. 월간으로 80여 페이지 정도 되는데, 내한하는 예술가에 대한 인터뷰 와 공연 후 감상평 등 글과 구성이 알차다. 웹페이지로도 볼 수 있지만, 1년 블루회원가격에 할인까지 받으면 2만원대로 이 잡지를 매월 받아볼 수 있어 매년 신청해둔다.  또 인문 미술 음악 서예 성악 연기 여행 공연 등 분야별 아카데미가 있어 오페라 강의를 2학기 수강하기도 했는데, 늘 피곤하여 침까지 흘리며 졸면서 헤드뱅잉을 하여 강사님 보기 민망할 때도 많았지만, 그 중에도 내 무의식은 들려오는 음악을 들었으리라 생각하며 빠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황지원 선생님의 오페라 강의시간, 푸치니 오페라 중

    아카데미 수업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한 날이면 직원식당이자 고객도 이용할 수 있는 <까페테리아  예>에 들러 6,000원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그래도 남는 시간엔 아트샵 에 들러 예쁜 소품과 그림들을 본 후 수업에 들어가기도 하였다.


    어느 가을엔 와인 축제가 열려 음악분수 앞 테이블에 앉아 음악을 들으며 친구들과 와인을 마시기도 했다. 최근 몇 년간은 시범운영하던 푸드트럭을 겨울만 빼고 거의 상시 운영하는 듯 하다.  늘 같은 음식이 아니라 자주 바뀌는 메뉴들이다. 다만 맛있던 떡볶이와 오뎅이 있다가 없다가 해서 다소 안타까운 건 어쩔 수 없지만, 겸사겸사 이 어디를 가나 늘 한 가지 메뉴에 특화된 입맛을 좀 바꿔보리라 결심해보게도 된다.

      

    1984년에 지어진 지,  30주년 기념 전시에서는 예술의 전당이 지어지면서부터의 역사와 전경을 비타민 스테이션(지하 1층 공간, 외부에서는 1층)에서 오페라 하우스로 올라가는 지하 로비에서 찬찬히 볼 수 있었다.  

    최근 몇 년 전부터는 객석 기부 형태로 예술의 전당 운영과 발전을 위한 기금을 모으고 있으며, 비타민스테이션에서 음악당까지 가는 길을 지하로 정비하고 에스컬레이터를 연결하여 우산없이도 바로 주차장에서 음악당으로 갈 수 있게 되었다.

    지하의 비타민 스테이션을 비롯하여 오페라 하우스, 서예관, 음악당, 미술관 등 곳곳에 쉴 수 있는 까페와 식당이 있다. 그리고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있는 대한음악사는 최근 명동점이 문을 닫으며 예술의 전당 점이 유일해졌다.

대한음악사 벽 창문에는 바흐의 프렐류드 1번 악보가!

    최근에는 겨울에 음악분수 앞 광장에 스케이트장을 마련하여 저렴한 가격에 스케이트를 탈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매년 12월 31일 9시 30분에 시작하는 예술의 전당 제야음악회가 끝나면, 모든 이들이 광장에 나와 모여 소원카드를 써붙인 풍선을 새해의 카운트다운과 함께 하늘로 올려보낸다. 그리고 불꽃놀이.. 춥지만, 아름답다.

       


  

   매번 새롭게 살아 숨쉬는 예술의 전당, 삶에 지치거나 어딘지 부족함이 느껴질 때, 이 곳에 간다. 그리고 나도 모르는 무언가를 다시 채우고 돌아온다.    

    

 어쩌면 그냥 그 곳 광장에 서서 가만히 바라보이는  넓은 하늘, 건물과 어우러진 조명에 한 번 홀려 마음을 빼앗기면 오래도록 헤어나오지 못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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