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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Oct 30. 2023

그래도 치킨

치킨을 주문하는 방법

치킨을 좋아한다. 구운 치킨도, 볶은 치킨도, 양념에 졸여서 만드는 치킨도 좋아한다. 어떻게 만들어도 치킨은 맛있다. 그중에서 바삭하게 튀긴 치킨은 단연 1등이다. 그래서 치킨을 배달시키는 날은 너무 행복하다. 바로 특별한 날이 된다. 어렸을 때부터 치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최애음식이었다.




어렸을때 치킨은 양념과 후라이드만 있었다. 바삭하게 튀겨낸 후라이드 치킨은 바로 먹으면 맛있고 달콤한 양념을 바른 양념치킨은 식은 후에 먹으면 맛있었다. 그래서 주로 후라이드 반, 양념 반으로 주문했다. 한참 저렴한 가마솥 옛날치킨이 유행할 때는 집앞에서 사다 먹었는데 일주일에 3번 먹기도 했다. 봉지에 통째로 튀겨진 치킨을 사들고 오는 길은 치킨냄새에 먹기 전부터 신이 났다. 요즘은 이름을 잘 외우지 못할 정도로 메뉴와 구성이 다양해졌다. 거기다 매일 먹어도 다 먹지 못할 정도로 신메뉴가 쏟아졌다. 각종 서비스료, 배달료 인상으로 인해 치킨값이 많이 오르기도 해서 예전처럼 치킨을 자주 시켜 먹지 못했다. 무엇보다 건강을 챙긴 이후로 치킨을 멀리 하게 되었다. 그토록 좋아하던 치킨을 못 먹으니 한동안은 너무 힘들었다.


지금은 요령껏 치킨을 먹고 있다. 튀긴 치킨 말고 구운 치킨을 먹는다. 그리고 옵션을 최대한 선택하지 않는다. 소스, 치킨무, 탄산음료를 '선택 안 함'으로 설정하는데, 앱으로 편하게 선택할 수 있어서 따로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되니 편하다. 부위는 꼭 윙봉으로 주문한다. 퍽퍽한 살은 별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배달이 도착했다는 알람을 받고 현관문을 열면 심플하게 치킨 한 상자만 와있다. 소스도 치킨무도 없이 치킨을 먹으려니 심심하긴 하지만 이렇게라도 먹을 수 있으니 좋다. 사실 오랜만에 먹으니 튀겼든, 구웠든, 소스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맛있을 수 밖에.


내가 좋아하는 부위는 윙봉이다. 들고 먹기도 좋아 선호한다.


바쁜 주말에 주문하면 가끔 간이 잘 안 된 치킨이 올 때가 있다. 안 그래도 소스 없이 먹는데 치킨에 간이 안 배어있어 맛이 덜하니 실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음 날이 되면 잊어버리고 또다시 생각나는 것이 치킨이다. 지금도 치킨을 시키면 어렸을 때처럼 기분이 좋아지고 갑자기 하루가 특별해진다. 지금도 밖에는 오토바이 소리가 들린다. 배달 가는 지금 저 치킨은 어떤 집에 행복을 가져다줄까. 늦은 저녁, 행복이 전달되는 소리가 흥겹게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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