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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Nov 12. 2023

수제 단무지 만들기

내가 만드는 단무지

김밥을 좋아한다. 치킨을 좋아한다. 건강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김밥과 치킨에 변화가 생겼다. 김밥에는 햄과 맛살을 넣지 않게 되었고 치킨은 튀기지 않은 구운 치킨을 먹게 되었다. 안 먹으면 더 좋겠지만 좋아하던 맛을 잃을 수 없어 합의점을 찾아 먹고 있다. 하지만 곁들이는 무는 달아서 아예 먹지 않게 되었다. 무는 김밥에도 치킨에도 맛을 돋아주는 중요한 재료다. 무 없이도 그런대로 먹을만했지만 내심 아쉬웠었다.




그러다 단무지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아예 단맛을 없애고 만들긴 힘들겠지만 직접 만들면 양을 조절할 수 있으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찾아보니 많은 분들이 단무지를 만들어 먹고 있었다.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았다. 요새 가을무 자체로도 맛이 좋으니 특별하게 뭘 넣지 않아도 맛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먼저 무를 깨끗이 씻은 후 굵게 채를 썬다. 김밥이나 치킨과 함께 먹는 무는 고유의 모양이 있지만 그 모양대로 만들면 활용도가 낮아질 것 같아 채로 썰었다. 김밥에도 넣고 반찬처럼 곁들일 수 있도록 말이다. 여기에 원당을 넣어 1시간 정도 버무려준다. 무에 원당을 넣으면 퍽퍽하니 잘 섞이지 않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물기가 나오면서 잘 어우러진다. 이때 나오는 국물은 그대로 두고 식초와 약간의 소금을 넣어 간을 하면 완성이다. 치자로 물을 들이면 파는 것처럼 보기 좋다. 통에 넣어 냉장보관 해두었다가 꺼내 먹으면 된다. 바로 먹어도 되지만 반나절이라도 숙성하면 무에 간이 베여 맛이 훨씬 좋아진다.


단무지를 만들기까지 사실 고민이 많았다. 설탕을 줄이고 있는데 설탕이 들어가는 단맛이 나는 무를 굳이 만들어서까지 먹어야 되나 싶어서였다. 하지만 평소에 주의하고 있으니 괜찮을 것 같아서 만들게 되었다. 대신 원당을 사용하고 양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그리고 채를 썰었으니 한 번에 많이 먹게 되지 않아 일반 단무지보다 나을 것이다.


무 채를 일정하게 써느라 시간이 꽤 걸렸다. 한동안 잘 먹을 것 같다.


완성된 무를 보니 뿌듯했다. 시중에 파는 단무지만큼 새콤달콤 진한 맛이 있진 않았지만 맛이 베여 꽤나 먹을만했다. 이제 김밥을 쌀 때도 치킨을 먹을 때도 시중 단무지대신 수제 단무지를 먹을 예정이다. 낮에 김밥에 넣어 먹어 보았는데 잘 어우러져서 맛있게 잘 먹었다. 원래 단무지 자리를 묵은지가 대신했는데 가끔 이렇게 단무지도 넣어봐야겠다. 방금 반나절이 지난 단무지의 맛을 보았다. 확실히 맛이 좋아졌다. 단무지가 맛이 들있으니 치킨이랑 먹어도 맛있을 것 같다. 치킨을 주문할 핑곗거리가 생겼다. 내일은 치킨을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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