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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Dec 21. 2023

홍합 파스타 만들기

남은 홍합 국물 활용하기

주말에 홍합탕을 끓여 먹었다. 시장에서 5천 원 치 사면 한 바구니를 주는데 한 냄비에 끓여서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손질이 귀찮긴 하지만 국물 맛을 한번 보면 잊어버리고 또 사게 된다. 홍합을 먹고 나면 늘 국물이 남는다. 활용할 방법이 있을까 찾다가 파스타를 만들게 되었다.




홍합은 그냥 물만 넣고 삶아도 맛이 좋다. 거기다 국물까지 시원하게 우러나니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재료다. 남은 국물은 보통 홍합살도 같이 모아두었다가 두부를 넣고 국요리를 하기도 하고 미역을 넣고 미역국을 만들어 먹기도 한다. 이번에는 조금 색다르게 파스타를 만들었다. 파스타 가게에 가면 홍합을 이용해서 만든 스튜가 있을 정도로 홍합은 파스타와 잘 어울리는 재료다. 홍합살은 다 먹고 남지 않았지만 국물로라도 만들어보기로 했다. 


먼저 마늘과 크러쉬드페퍼를 넣고 볶아 향을 낸다. 약한 불에도 잘 타니 조심해서 아주 살짝만 볶다가 양파를 넣고 더 볶아준다. 어느 정도 볶아지면 모아둔 홍합국물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준다. 팬에는 불을 잠시 끄고 다른 냄비에 물을 끓인 후 면을 삶아준다. 이때 면은 팬에서 한번 더 볶을 거라 살짝 풀어질 정도만 삶아주면 된다. 풀어진 면은 물기만 빼서 팬에 옮겨 볶아준다. 색을 내기 위해 파슬리나 브로콜리를 조금 넣어주면 좋다. 나는 남아있던 브로콜리를 조금 넣어주었다. 홍합국물에 이미 간이 되어 있기 때문에 따로 간을 하지 않았다. 한 입 먹어보니 홍합 때문에 감칠맛이 나서 맛있었다. 크러쉬드페퍼는 꼭 넣는 걸 추천한다. 자칫 느끼한 맛을 잡아주고 매콤해서 더 입맛을 돋워주기 때문이다.


하얀 파스타를 먹다 보니 예전에 파스타를 처음 먹었을 때 생각이 났다. 떨리는 마음으로 파스타 가게에서 토마토 스파게티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가게 사장님이 놀래서 달려오셨다. 깜빡하고 토마토소스를 넣지 않으셨다는 것이다. 스파게티도 잘 모르고 토마토 스파게티가 어떻게 나오는 건지도 몰라서 그냥 그러려니 하고 먹었는데 그런 손님을 보고 사장님은 또 얼마나 당황하셨을까. 그래도 오일에 잘 볶아진 스파게티는 맛이 좋았었다. 이제는 스파게티도 많이 먹어봤고 이렇게 집에서도 만들어 먹게 되었으니 감회가 새롭다.


국물을 남겨뒀는데 어느새 면이 다 흡수해 버렸다. 그래도 맛있게 잘 먹었다.


홍합국물을 처리하고 맛있는 파스타도 먹었으니 기분이 좋아졌다. 파스타 하나에 이리도 행복해지다니. 나는 참 단순한 것 같다. 다음에도 홍합탕을 만들게 되면 일부러라도 국물을 모아둬야겠다. 얼마나 맛있을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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