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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Dec 22. 2023

운동화 수선하기

떨어진 신발 고쳐 신기

신발이 해졌다. 해진 채로 몇 번 신기는 했는데 볼 때마다 거슬려서 결국 수선을 맡기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가지고 가려고 하니 이렇게 수선까지 맡기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망설여졌다. 하지만 결국 수선을 맡기고 돌아왔다.




나는 발등이 높은 편이다. 그래서 납작한 신발은 불편해서 잘 신지 못한다. 운동화도 예외가 아니다. 얇고 스타일리시한 운동화들이 많은데 선뜻 사지 못하고 내려놓게 된다. 그러다 한 운동화를 만나게 되었다. 신자마자 너무 편해서 '왜 이제야 만났을까'라며 지나온 시간이 아쉬울 정도였다. 몇 년 동안 거의 그 운동화만 신었다. 그러나 너무 편하게 대했던 탓일까 운동화는 점점 그 빛을 잃어갔다. 색이 바래고 안쪽 라벨의 글은 거의 지워져 알아볼 수 없었으며 뒤꿈치 부분은 까지기 시작했다. 이제 수명이 다된 건가 싶어 아쉬웠는데 문득 고쳐 신으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찾아보니 매장에서 수선을 맡겨준다고 했다. 가까운 매장에 미리 전화해서 한번 더 확인을 한 후 운동화를 들고 나섰다.


운동화를 다시 사려고도 했다. 신었던 신발이니 모델명과 사이즈만 찾으면 실패없이 살 수 있었다. 그리고 온라인에 잘 찾아보면 싸게 살 수 있으니 합리적이라는 생각까지도 했다. 하지만 곧 마음을 접었다. 오래 신어서 내게 맞춰진 느낌이 좋았고 아끼는 운동화인만큼 더 신고 싶었다.


꼬질한 운동화, 매장에 내놓기 부끄러웠다.


매장에 도착해서 안내대로 데스크에 운동화를 올려놓았는데 집에서 깨끗해 보이던 운동화가 매장에서 보니 꼬질해 보였다. 나름 세탁도 해서 들고 간 건데 매장에선 왜 그렇게 초라해 보였을까. 고민 끝에 가지고 왔는데 지금이라도 다시 가지고 갈까 싶었다. 그러나 나 같은 손님이 또 있겠지 싶어 꿋꿋하게 수선을 맡겼다. 새 운동화에 비하면 볼품없지만 애정하는 신발을 더 신을 수 있으니 기쁘다. 그나저나 연말 연휴가 걸려 수선이 3주가 걸린다고 한다. 수선의 길은 멀고도 길구나. 내년에 새 모습으로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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