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복 구매하기
운동을 시작할 때 운동을 하겠다는 다짐 외에 준비할 것이 하나 있었다. 바로 운동복이다. 나에게 운동복은 전문적으로 운동하는 사람들이 입는 전문가용 옷일 뿐이었다. 운동을 하는데 편한 옷이면 되지 운동복이라는 걸 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운동을 등록하고도 운동복을 고민하지 않았다. 집에 있던 면티셔츠를 입을 생각이었다. 바지는 통바지밖에 없어서 조거팬츠를 하나 샀다. 조거팬츠는 엉덩이와 허벅지 부분에 품이 있어 적당히 붙으면서 편하다. 초반의 운동은 아주 기초 운동이었기 때문에 땀이 나지 않아 편하게 입고 운동했다. 지금에서야 말하지만 면티셔츠는 기모까지 있는 옷이었다.
그러다 동작이 커지면서 스판이 있는 옷이 필요해졌다. 몸에 붙지 않아서 동작이 잘 보이지 않아 불편하기도 했다. 특히 조거팬츠는 다리를 구부릴 때마다 바지춤을 올리느라 바빴다. 리뷰를 찾아보며 운동복을 골랐다. 운동복의 세상은 또 다른 세상이었다. 색상이 다양할 뿐 아니라 모양도 소재도 조금씩 다른 스타일이 넘쳐났다. 요즘 크롭스타일이 유행이라 그런지 운동복도 크롭스타일이 많았다. 운동을 해서 몸이 좋은 분들은 너무 만족해하면서 입겠지만 내 몸을 생각하니 고민이 되었다. 인기있는 옷 중 노출이 거의 없는 옷을 선택했다. 소매 부분이 조금 길게 내려오는 반팔티셔츠와 검은색 레깅스다.
옷이 도착해서 입어봤는데 그때의 충격을 잊지 못한다. 평소에 배가 나오고 불편하다는 이유로 붙는 옷은 아예 입지 않다 보니 몸매가 드러나는 운동복은 많이 부담스러웠다. 거기다 평소 입던 사이즈인데도 너무 조이고 답답해 입을 수 없었다. 그제야 운동복 사이즈는 일상복과 다르다는 걸 알았다. 스판이 있고 기본적으로 붙게 입기 때문에 취향에 따라 크게 입어도 작게 입어도 가능한 특성이 있었다. 티셔츠는 적응해 보기로 하고 답이 없는 레깅스는 한 사이즈 크게 바꿨다.
그리고 여름이 되었다. 반팔에 레깅스 차림이지만 운동을 하면 더워 땀이 많이 났다. 입고 있던 옷도 붙어서 부담스러웠는데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짧은 티셔츠와 짧은 레깅스를 입을지 말이다. 고민 끝에 짧은 옷을 입고 운동이 가능지 원장님께 허락을 받고 여름용 운동복을 구매했다. 처음에 구매했던 옷 색상에 맞춰 상의는 분홍계열, 하의는 검은색 계열로 맞췄다. 사이즈 실패를 한 적이 있어 이번에는 상의는 정사이즈로 하의는 크게 주문했다.
오늘 새 운동복을 입고 운동을 했는데 원장님은 동작이 잘 보여서 좋다고 만족해하셨다. 혹시 나처럼 망설이는 분이 있다면 민망하더라도 짧은 운동복을 추천한다. 동작이 잘 보이고 선생님은 우리를 충분히 감안해서 봐주신다. 나만 괜찮으면 된다.
동작을 하면서 티셔츠가 올라가서 뱃살이 자꾸 삐죽삐죽 나왔다. 배에 힘을 줘서 넣고 싶지만 허벅지, 팔 등 다른 곳에 힘을 주느라 배에 줄 힘이 없었다. 아, 포기다. 배가 튀어나오는 건 당연한 거다라고 생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