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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Feb 03. 2024

엄마의 그릇

엄마가 쓰는 꽃그릇이 탐나요

예전에 유튜버 밀라논나님의 영상을 보면서 놀란 부분이 있다. 부모님이 쓰시던 가구나 소품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도 아주 깔끔하게 잘 사용하고 계셨다. 물건을 소중하게 대하는 그 마음이 너무 따뜻했다. 그러다가도 부모님 생각을 하는 모습에 애잔하기도 했다.




누군가를 떠올릴 수 있는 물건이 있다는 건 참 특별한 일이다. 특히 부모님이 쓰시던 물건을 이어받는 경우는 부모님의 시간까지 간직하는 것 같아 더 소중해진다. 며칠 전에 내게도 그런 물건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작은 꽃무늬가 그려, 약간 움푹 들어간 볼형태의 그릇이다. 그릇 안쪽에는 빨강, 주황, 파랑의 작은 꽃들이 흩어지듯 그려져 있고 가장자리에는 따뜻한 브라운색이 라인을 따라 그려져 있다. 예전에는 촌스럽다고 생각했는데 오랜만에 보니 눈에 들어왔다. 왜인지 예뻐 보였다.


이 그릇은 엄마가 결혼하고 얼마 안 돼서 산 그릇이라고 한다. 좋은 그릇이라고 해서 큰맘 먹고 사신 거라고 했다. 정말 좋은 그릇이었는지 지금까지도 이가 나가거나 오염된 곳 없이 새것 같다. 엄마가 젊었을 때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제품이라고 하면 튼튼하고 예뻐서 인기가 많았다고 한다. 그래서 신혼살림으로 일본에서 만든 그릇을 많이 구매했다고 한다. 엄마도 그때 그릇 몇 개를 사두셨던 것 같다. 특히 이 그릇은 아기자기하고 귀여워서 어린 나를 위해 만든 볶음밥을 담는 용도로 잘 사용하셨다. 그래서 나는 이 그릇만 보면 볶음밥 생각이 난다. 작은 꽃그림을 보고 볶음밥이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셨나 보다.


언젠가 엄마가 그만 쓰시겠다고 하면 받아오려고 한다.


냉장고에 있던 채소를 꺼내 잘게 썰고 계란도 넣고 볶음밥을 만들었다. 다 만들어진 볶음밥은 밥공기로 모양을 내서 원래 사용하던 그릇이 아닌 이 꽃그릇에 담았다. 꽃에 쌓여 있어서인지 볶음밥 재료도 꽃처럼 귀엽게 보였다. 그릇 하나에 기분이 달라지고 맛도 업그레이드된 것 같았다.


언젠가 엄마가 이 그릇이 없어도 된다고 하면 얼른 받아와야겠다. 엄마의 시간과 나의 추억이 담긴 그릇을 사용하면서 다시 새롭고 행복한 기억을 쌓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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