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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 때는 나가자

햇살과 에너지 받기

by 샤이니율

볼일을 보러 나간 어느 오후, 갑자기 갑갑함이 몰려왔다. 잠시 나왔는데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기 아쉬웠다. 다시 나가자고 마음이 신호를 보냈다. 주말이라 사람들이 많아서 잠시 고민했지만 내 마음도 모르고 날씨는 어쩜 이렇게 좋단 말인가. 마음을 단단히 먹고 거리를 나섰다.




요즘은 날씨가 참 좋다. 아직 아침, 저녁에 쌀쌀하긴 하지만 가벼운 옷에도 많이 춥지 않고 낮에는 봄 느낌이 물씬 날 정도로 따뜻하다. 며칠 내리던 비도 소강상태고 카페와 식당들은 문을 열고 봄을 맞이하고 있었다. 열린 문틈 사이로 화기애애한 사람들의 소리가 들렸다. 복잡할 거라는 생각과 달리 길에는 밝은 에너지가 넘쳤다. 오후의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이렇게 좋은 순간을 두고 집으로 돌아갔다면 큰일 날 뻔했다 싶었다. 근처 카페를 찾아봤다. 카페 한 곳이 눈에 들어왔다.


그 카페는 자주는 아니지만 주기적으로 들렀던 곳이다. 워낙 유명한 카페이기도 하고 혼자 가기에도 부담이 없어 좋아 여러 번 방문했었다. 무엇보다 커피맛이 아주 좋다. 커알못인 내가 마셔봐도 커피가 맛있다는 걸 느낄 정도로 맛있다. 이날은 연하게 아메리카노를 마셨는데 향이 너무 좋아 고개를 번쩍 들었다. 그 순간 카페 내부가 눈에 들어왔다. 바쁘지만 기분 좋게 일하는 직원들과 즐겁게 대화하는 손님들의 모습이 보였다. 나처럼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참 따뜻해보였다. 덩달아 힘이 나고 기분이 좋아졌다.


그동안 많이 지쳐있었던 것 같다. 해가 바뀌고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잘 넘어갔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나를 괴롭혔던 것 같다. 스스로 잘 돌보고 쉬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같다. 몸은 쉬었지만 마음까지 쉬지 못했다. 지쳤을 땐 집에서 가만히 있지만 말고 나와야겠다. 오늘처럼 밖에서 움직이며 쉬어야겠다.


브런치_지질때는나가자-2.jpg


커피를 마시면서 사람들을 구경하고 백색소음 속에서 커피 한 모금 하니 참 좋다. 커피를 다 마시고 기분 좋게 밖으로 나왔다. 따뜻한 햇살이 내려왔다. 오늘은 잠이 잘 올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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