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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한 반찬

미역줄기볶음 만들어 먹기

by 샤이니율

미역줄기볶음 좋아하시나요? 미역줄기볶음은 나물처럼 팬에 볶아 간을 해서 만드는 음식인데, 비릿하고 색도 녹색이라 좋아하는 사람이 없을 것 같지만 은근히 사랑받는 반찬이다. 오히려 비릿한 바다향이 깊은 맛을 내주고 볶아도 꼬들한 식감이 남아 있어 인기가 좋다.




미역이라는 재료에 나물느낌이 나서 어르신들이 주로 좋아할 것 같지만 이상하게도 젊은 세대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엄마가 예전에 식당에서 일을 하실 때 젊은 사람들이 이 반찬을 그렇게 좋아하더라며 신기해하셨다. 핫한 반찬이다. 나는 이 맛을 잘 모르다가 최근에 식당에서 먹은 비빔밥 덕분에 제대로 알게 되었다. 식감 있는 반찬을 좋아하는데 짭조름하고 씹히는 맛이 있는 미역줄기는 딱 내 취향이었다.


그 식당의 비빔밥에는 보통 비빔밥에 들어가는 재료와 다른 재료가 들어갔다. 기본적으로 콩나물, 무, 고사리 나물이 들어가긴 했지만 특이하게도 미역줄기볶음이 있었다. 그냥 집어 먹어도 맛있는데 비빔밥으로 먹으니 특색이 있어 좋았다. 요즘도 가끔 그 식당에 가는데 가면 꼭 이 비빔밥을 주문한다.


미역줄기볶음을 해보려고 미역줄기를 찾아보니 염장된 채로 판매하고 있었다. 오래 보관하기 위해서인데 물에 담가 염분을 빼서 사용한다고 한다. 엄마는 너무 오래 담가두면 맛이 다 씻겨서 맛이 없으니 잠시만 담갔다가 먹기 좋을 정도로 짭짤하다 싶을 때 건져내라고 하셨다. 한두 번 헹구는 동안에도 염분이 씻기다보니 몇 분 담그지 않았는데도 짠기가 많이 없어졌다. 얼른 건져두고 보기에 밋밋할까 봐 양파와 당근 채도 썰었다. 오일을 충분히 두른 팬에 미역줄기를 볶다가 양파와 당근도 넣고 같이 볶는다. 간은 국간장 혹은 어간장, 소금으로 하고 다진 마늘도 넣어준다. 미역줄기는 생각보다 꼼꼼하게 볶아줘야 한다. 미역줄기가 부드러워지고 색이 푸릇해지면 불을 끄고 마지막으로 참기름, 깨소금을 넣고 마무리한다.


브런치_미역줄기볶음.jpg 볶으면서 파릇해진 미역줄기, 고소하고 짭짤해서 맛이 좋다.


처음 만들다 보니 양을 가늠하지 못하고 다 만들었더니 큰 반찬통에 꾹꾹 눌러 담아야 할 정도로 양이 많아졌다. 그렇지만 '다 못 먹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하지 않는다. 먹다 보면 자꾸 먹고 싶은 중독이 있는 반찬이라 며칠 가지 않아 동이 날 것이다. 내일은 미역줄기볶음을 가득 넣어 식당에서 먹었던 비빔밥을 만들어봐야겠다. 얼마나 맛있을까. 내일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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