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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Apr 21. 2024

언제든 잡채

촉촉하고 건강하게 잡채 만들기

김밥과 함께 내가 애정하는 메뉴는 잡채다. 채소를 볶아 간장으로 짭짤하게 간을 해서 버무려먹으면 다른 어떤 음식도 부럽지가 않다. 안에 들어간 채소도 그냥 먹으면 맛이 없는데 잡채로 먹으면 맛있으니 참 신기하다. 그래서 맛있는 음식을 떠올릴 때면 잡채는 빠지지 않는다. 언제든 만들어먹을 수 있도록 김밥김과 함께 당면은 늘 구비해 둔다.




주말 내내 날씨가 좋지 않았다. 비가 내려서인지 살짝 한기가 느껴지기도 했다. 비가 올 땐 따뜻한 국물 요리가 당긴다고 하지만 나는 또 잡채가 떠올랐다. 마침 반찬으로 만들고 남은 목이버섯도 보였다. 목이버섯을 넣어서 최애 메뉴인 잡채를 만들기로 했다.


잡채는 당면 불리기부터가 시작이다. 최소 30분은 불려야 한다. 잡채를 먼저 불려두고 나머지 재료를 준비했다. 이번에는 버섯 맛을 더 느끼고 싶어서 다른 재료를 많이 넣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양파, 당근만 추가로 준비했다. 조리방법은 볶는 것 대신 찌는 방법을 택했다. 잡채는 볶아서 당면이랑 먹는 거라 칼로리가 높은데 쪄서 먹으면 조금이라도 부담이 덜할까 해서다. 찌는 방법은 한 유튜버 덕분에 알게 되었는데 부드럽고 촉촉해서 그 뒤로 자주 쪄서 먹고 있다.


양파와 당근은 채 썰어 오일과 소금으로 간을 한다. 버섯은 간장, 참기름을 넣고 간이 배도록 잠시 둔다. 찜기에 물을 올려 끓으면 재료들을 모두 올려 5분 정도 익힌다. 빨리 익는 버섯은 먼저 꺼내서 한 입 크기로 자르고 양파와 당근은 1~2분 정도 더 익힌 후 꺼낸다. 꺼낸 재료들은 잘 어우러지도록 마른 팬에서 한번 볶는다. 볶은 재료는 잠시 한편에 두고 당면을 넣은 후, 간장, 다진 마늘, 원당을 넣고 물을 자박하게 넣고 졸여준다. 촉촉하게 먹을 거라 물을 다 졸이지 말고, 당면이 어느 정도 익었을 때 볶아둔 재료를 넣고 버무린다. 마지막으로 참기름과 깨소금을 넣고 마무리한다.


기름에 볶아 바짝 졸인 잡채도 맛있지만 촉촉하게 익힌 것도 나름대로 맛이 좋다. 하지만 두 가지 단점이 있다. 하나는 물기가 많기 때문에 당면이 금방 불어버린다는 것이다. 그래서 만든 즉시 바로 먹는 걸 권한다. 나머지 한가지 단점은 부드러워서 술술 넘어가다보니 많이 먹게 된다는 거다.


재료가 몇 개 없어도 풍성한 버섯 잡채 :)


잡채를 먹는 날은 모두 특별한 날은 아니었다. 날이 좋을 때도 날이 안 좋을 때도, 기분이 좋을 때도 힘을 내야 할 때도, 각종 이유를 만들어 붙여 먹었다. 생각해 보니 아무 날도 아닌 날을 기분 좋게 만들고 싶어서가 아닐까 싶다. 오늘도 잡채 하나로 행복할 수 있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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