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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Apr 23. 2024

집에서 기분내기

수제 햄버거 만들기

햄버거는 인기가 많은 음식이다. 불맛을 입힌 패티에 각종 채소와 토마토를 얹고 열에 살짝 녹은 치즈와 소스를 듬뿍 뿌려주면 보기만 해도 군침이 나는 햄버거가 만들어진다. 어쩌면 색도 알록달록 고운지. 보기도 좋고 맛도 좋은 햄버거를 나도 무척이나 좋아했다.




어디선가 햄버거가 건강식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탄수화물인 빵, 단백질인 고기, 섬유소가 많은 채소가 들어가 있으니 균형을 이룬 식사라는 것이다. 그러나 아는 분들은 알 것이다. 햄버거가 건강한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일반 햄버거 가게에서는 파는 햄버거는 간편하게 만들기 위해 가공된 빵, 패티, 소스를 사용한다. 채소도 생각보다 많이 들어있지도 않다. 수제로 만드는 햄버거는 직접 재료를 만드니 그나마 낫지만 고기 패티와 소스는 여전히 마음에 걸렸다. 패티는 고기에 불향을 입히느라 태우듯이 굽는다. 거기다 짭짤한 맛을 위해 소스와 치즈가 듬뿍 뿌려 나온다. 건강을 위해 태운 붉은 고기와 유제품을 자제하기로 했으니 자연스레 햄버거를 먹을 수 없었다.


그러나 먹어본 맛을 잊을 수는 없다. 지나가다가 햄버거 가게가 보이면 잃어버린 연인을 만난 마냥 아련하게 보게 된다. 햄버거 맛집을 보면 달려가 한 입이라도 먹고 싶었다. '가끔인데 어때'하고 눈 감고 먹고 싶은 적도 많았지만 한 번이 두 번이 될 것 같아 꾹 참았다. 대신 부족하더라도 만들어보자 싶었다.


패티는 전에 만들어둔 콩패티를 사용했다. 막 당기는 맛은 아니지만 담백하고 고소해서 그런대로 맛이 괜찮다. 무엇보다 건강하게 먹을 수 있으니 걱정이 없다. 빵은 패티 크기에 맞춰 작은 모닝빵을 준비했다. 양상추 대신 적상추를 넣고 토마토는 슬라이스 해서 준비했다. 소스는 늘 그렇듯이 수제 마요네즈에 홀그레인머스터드 조합해서 사용했다. 수제 피클도 꺼냈다. 재료를 차곡차곡 쌓아 햄버거를 완성했다. 전문점에서 본 대로 가운데 긴 막대도 꽂아 분위기도 냈다. 엉성하지만 그럴듯한 햄버거가 완성되었다.


재료를 하나씩 노릇하게 굽는다. 전문가가 된 기분이다.


콩패티 맛이 강하다 보니 일반 고기맛이 나는 햄버거의 맛과는 거리가 멀었다. 맛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하지만 이제는 일반 햄버거 말고 이 맛에 길들여져 보기로 했다. 언젠가는 이 심심한 맛도 맛있게 느껴지는 날이 오리라 믿는다. 건강하게 살기로 한 마음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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