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프리카 전 만들어 먹기
며칠 날이 좋더니 오늘은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렸다. 어쩌면 그렇게 비가 오는지 그동안 내리지 못한 비가 한꺼번에 오는 모양이었다. 빗소리를 듣고 있으니 역시 생각나는 건 전이었다. 전을 먹으려고 재료를 주섬주섬 꺼냈다.
파프리카를 필두로 두부도 꺼내고 계란도 꺼냈다. 피검사 때 단백질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평소 밥을 먹을 때 단백질 재료를 잊지 않으려고 한다. 두부와 계란은 단백질이기도 하지만 재료가 없을 땐 이만한 재료가 없다. 맛도 좋지만 양을 두배로 불려주기 때문이다. 채소는 파만 더 넣었다. 양파와 당근도 꺼낼까 싶었지만 일이 늘어날 것 같아 도로 집어넣었다.
파프리카는 씨를 빼고 링모양으로 썰어 안쪽에 전분가루를 묻혔다. 링모양이 안 만들어지는 양쪽 남은 부분은 잘게 썰어서 속재료에 더했다. 썰어둔 파프리카는 파, 두부, 계란과 잘 섞고 소금과 전분을 약간 넣었다. 전이긴 하지만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먹을 거라고 밀가루는 넣지 않았다. 반죽에 찰기가 없어 보이긴 했지만 일단 구워보기로 했다.
오일을 두른 팬에 파프리카 링을 먼저 올리고 빈 공간에 반죽을 1~2큰술씩 떠서 넣었다. 평평하게 모양을 다듬고 뒤집어가며 정성스럽게 구웠다. 기름이 자글자글 익는 소리와 노릇하게 익어가는 모습에 군침이 돌았다. 완성된 전은 조심해서 꺼냈다.
마땅한 반찬이 없어서 전으로 때우자는 생각이었는데 웬걸 최근 들어 제일 맛있게 먹었다. 혼자 먹을 땐 냉장고에 있는 반찬 꺼내기도 귀찮을 때가 있다. 며칠 먹던 반찬이면 더 손이 안간다. 이럴땐 역시 전이 최고인듯하다. 별거 없어도 갓 구운 전은 따라올 순 없다. 오늘은 비 덕분에 전이 더 맛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내일도 비소식이 있던데 또 전을 만들어먹을까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