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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May 11. 2024

다시 월간 김밥

부추가 들어간 5월의 김밥

어김없이 나의 식탁에 김밥이 등장했다. 김밥을 너무 좋아해서 월에 한번 김밥을 만들어 먹는다. 사 먹는 김밥도 좋지만 집에서 만드는 김밥은 건강한 재료를 내 입맛에 맞게 넣을 수 있어 좋다. 특히 밥에 참기름, 식초를 듬뿍 넣어 간을 할 수 있어 만족하면서 먹고 있다.




김밥 만들기는 우엉을 사면서부터 시작된다. 마트에 갔다가 우엉이 보이면 김밥을 만들어볼까 하는 마음이 생긴다. 김밥김과 수제 단무지는 항상 집에 구비되어 있고 계란과 당근은 굽고 볶기만 하면 된다. 어묵은 냉동실에 꺼내서 녹인다. 색을 맞추려 녹색 채소로 시금치를 넣는데 이번엔 깜박했다. 다른 재료가 없나 하고 찾아보니 부추가 있었다. 예전에 엄마가 부추를 나물로 만들어 김밥에 넣어주시던 생각이 났다. 데친 부추 질감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잘 먹지 않는데 김밥거리로 도전해 보기로 했다.


부추는 시금치와 동일한 방법으로 끓는 물에 데친다. 부추는 아주 약하기 때문에 물에 넣자마자 꺼내야 한다. 잘 데쳐진 부추는 찬물에 헹궈 열기를 식힌 후, 손으로 꽉 짜서 물기를 최대한 없앤다. 그리고 먹기 좋게 듬성듬성 칼로 잘라준다. 볼에 자른 부추를 담고 소금과 참기름으로만 간을 했다. 김밥거리로 사용할 거라 물기가 생기는 국간장과 맛이 강한 다진 마늘은 넣지 않았다.


나머지 재료도 준비했다. 당근은 채 썰어 볶고, 계란은 넓게 지단을 부쳐서 길게 잘랐다. 어묵과 우엉은 얇게 썰어서 볶은 후 간장과 원당으로 조렸다. 건강을 위해 잡곡밥을 넣으면 좋지만 김밥엔 왠지 흰쌀밥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밥도 새로 했다. 밥에는 참기름과 식초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충분히 넣는데 감칠맛이 아주 좋다. 김 위에 밥을 얇게 펴고 만들어둔 재료를 모두 넣고 단단하게 만다. 부추를 넣고 보니 많이 넣는다고 했는데도 부피가 작아서 잘 보이지 않아 아쉬웠다. 그래도 작게나마 녹색이 포인트가 돼서 다행이었다. 부추 덕분에 5월의 김밥을 잘 만들어 먹었다.



요즘 김밥은 이상하게도 자꾸 옆구리가 터진다. 급하게 만든다고 뜨거운 밥을 바로 사용하고 단무지에 물기를 제대로 제거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은데 어쨌든 괜찮다. 터진 부분은 말면서 먹어서 멀쩡한 김밥은 몇 개 남지 않지만 내가 먹을 거니까 아무래도 좋다. 나는 김밥을 너무 사랑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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