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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May 12. 2024

미리 먹는 여름 반찬

참외오이무침

주말 내내 흐리고 비가 왔다. 조금 무리를 했더니 몸살기가 조금 올라왔는데 비가 오니 몸이 더 쑤시는 것 같았다. 밥을 먹어야 하는데 힘도 없고 밥맛이 없었다. 그래도 뭐라도 만들어 보려고 냉장고를 뒤적거리다 참외를 발견했다. 맛이 없어서 먹지 못하고 남겨둔 참외였다.




요즘 과일 가격이 너무 올라 잘 사 먹지 못한다. 그나마 시장에서 파는 것은 저렴해서 사둔 참외였다. 하지만 크기가 너무 작고 모양이 들쭉날쭉해서 혹여나 맛이 없을까 신경이 쓰였는데 먹어보니 역시나 단맛이 거의 나지 않고 밍밍했다. 참외를 먹고 속이 좋지 않은 적이 많아 씨 부분은 긁어냈더니 달달한 즙이 없어져 더 맛이 없었다. 그냥 아삭한 무라고 생각하고 먹었다. 그러고는 더 손이 가지 않아 그대로 둔 터였다.


참외로 무침을 만든다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단맛이 없긴 하지만 무침을 하는 채소에 비해 단맛이 있으므로 매콤하게 무쳐놓으면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당장 참외를 깎아 씨를 다 뺐다. 참외 양이 부족해서 오이도 조금 썰었다. 볼에 모두 담고 소금에 잠시 절였다가 면포에 싸서 물기를 꽉 짰다. 양념은 간단하다. 고춧가루, 고추장, 다진 마늘만 넣으면 된다. 마무리로 참기름, 깨소금을 추가하면 좋다. 다 무쳐놓고 나니 부추가 눈에 들어왔다. 같이 무치려고 손질까지 해두었는데 마음이 급했는지 부추 없이 무쳐버렸다. 어쩔 수 없이 따로 먹어야겠다.


반찬은 준비되었고 밥은 하나둘씩 애매하게 남은 재료로 만든 김밥이다. 재료가 거의 없으니 싱겁고 맛이 애매했는데 그 부족한 맛을 참외오이무침이 채워주었다. 김밥재료도 처리하고 맛없는 참외도 활용하니 뿌듯했다. 대충 때울까 했던 한끼를 든든하게 먹게 되어 다행이였고 감사했다.



참외는 여름 과일이라 여름에 반찬으로 많이 먹는다고 한다. 아직 여름이 오지 않았지만 참외를 먹으니 벌써 여름이 온 것 같다. 참외의 은은한 단맛에 매콤함이 잘 어울려서 자꾸 젓가락이 갔다. 아삭거리는 오이맛도 좋아 여름뿐 아니라 지금 입맛을 돋우기에 참 좋은 반찬인 듯하다. 남은 참외도 무침으로 만들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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