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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이니율 May 27. 2024

멈출 수 없는 음식

매콤한 콩나물잡채 만들기

나는 잡채를 아주 좋아한다. 예전에는 이 정도로 좋아하지 않았는데 작년에 우연히 맛을 알게 되면서 지금은 최애 음식이 되어버렸다. 짭짤하게 조리고 볶아만든 잡채는 사실 맛이 없을 수가 없다. 단짠의 맛을 봤으니 잡채를 모르던 때로 되돌아갈 수 없었다. 지금은 특별한 날이나 힘을 내고 싶을 때, 맛있는 음식이 필요하면 잡채를 만들어 먹는다. 오늘도 힘이 없었는데 갑자기 잡채가 떠올랐다. 먼저 당면이 남아있는지부터 살폈다.




당면만 있다면 잡채는 어떻게든 만들 수 있다. 양파와 파만 넣어도 되고 당근까지 넣으면 색이 알록달록해서 더 좋다. 잡채를 만들게 된 건 채소를 많이 먹을 수 있어서였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채소는 볶아 조리하고 주재료가 당면이라 건강한 음식은 아니다. 그래도 라면이나 고기볶음 대신 먹는 거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고 가끔 먹고 있다.


처음 잡채는 백종원 님의 레시피로 만들었다. 당면을 따로 삶지 않고 팬에 바로 양념장을 부어 간이 베이도록 익히는데 이렇게 하면 당면 색도 어느 정도 나고 간편해서 좋다. 먹다 보니 채소를 볶는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볶지 않고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찾아봤다. 채소를 찌는 방법이 있길래 만들어봤는데 따로 찜기에 물을 올리고 하는 과정이 번거로웠다. 그러다 양념물에 당면을 익힐 때 채소도 같이 익히면 되겠다는 묘안이 떠올랐다.


당면은 미리 30분~1시간 정도 불린다. 불리는 동안 양파, 당근을 얇게 채를 썰었다. 당면과 함께 익혀야 해서 얇게 썰어줬다. 그리고 남은 콩나물 반찬도 넣었다. 처음에는 콩나물이 겉돌까 봐 걱정됐는데 맛을 보니 아삭한 식감 때문에 제법 잘 어울렸다. 양념장은 진간장, 고춧가루, 원당, 다진 마늘, 올리브오일을 섞어 만든다. 물도 넣어 당면과 채소를 익힐 수 있도록 묽게 만든다. 이제 팬에 다 넣고 익히기만 하면 된다. 당면, 양파, 당근, 양념장을 넣고 익히다가 당면이 어느 정도 익으면 콩나물을 넣는다. 국물이 조금 남아 있을 때 불을 끄고 참기름과 깨소금을 약간 둘러주면 완성이다.


해놓고 보니 또 한 솥이다. 잡채는 이상하게도 조금만 만들어지지 않는다. 당면을 아무리 작게 준비해도 채소를 넣다 보면 양이 몇 배로 불어나는 데다가 만드는 김에 많이 만들어놓자는 생각 때문에 양 조절이 안된다. 그래도 괜찮다. 남은 잡채는 불어도 맛있어서 냉장고에 보관해 두고 넣어두고 먹으면 되기 때문이다.



매콤한 버전은 처음 만들어봤는데 꽤나 맛이 좋았다. 기본 간장양념은 짭조름한 매력이 있는데 고춧가루양념은 매운맛이 살짝 나서 더 감칠맛이 났다. 자제를 하려고 했지만 하지 못하고 그릇에 가득 담았다. 담고 보니 너무 많나 싶기도 했지만 맛을 보는 순간 멈추지 못하고 다 먹어버렸다. 맛있게 먹으려 했다가 과식을 하고 말았다. 내일은 프레쉬하게 샐러드를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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